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환경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환경은이제 일상이 되어 코로나19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회의적인 견해마저 나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지금, 묵묵히 산업 현장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 한 명이 CJ올리브네트웍스 남병수 상무다. 코로나 이전부터 클라우드와 플랫폼에 대한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상황에도 흔들림이 없었다고 그는 말한다.
미래를 준비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남병수 상무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Q. 현재 회사에서 맡고 계신 업무와 간략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 경영지원담당(CFO) 남병수 상무입니다. 경영관리와 전략기획, 그리고 재무, 법무, 구매, 커뮤니케이션 등 경영지원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Q.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까? 아울러 블록체인 기술이 어떤 장점과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지난 2018년 대한민국에 블록체인이 새로운 기술로 각광받고 있었을 때, CJ그룹의 식품, 제조, 미디어, 유통물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블록체인이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해 TF조직을 만들어 CJ그룹 계열사에 적용할 곳이 있는지 관련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블록체인은 공유되는 정보에 신뢰를 보장해 줄 수 있습니다. 회사 안에서는 다른 팀 혹은 다른 회사와의 협업 등으로 데이터 교류는 필수가 되고 있지만, 업무상 데이터 확인 등으로 의사결정이 느려집니다. 블록체인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게 되면, 분산원장으로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이 가능해지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Q. CJ올리브네트웍스가 개발 중인 블록체인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만들어 가고자 작년에 국내 최초로 AWS의 블록체인을 활용해 '방송 음악 저작권 관리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방송콘텐츠에 사용되는 음원을 인식해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시스템입니다. 현재는 저작권료의 지급이 실제 배경음악의 사용내역이 아닌, 매출기준으로 산정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음원의 사용내역이 이해관계자들에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공유되어 투명한 저작권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달 구축 완료한 '팩토리원HACCP' 은 기존에 수기로 관리되던 HACCP의 공정과 리스크 관리를 모두 시스템화했고, 해당 솔루션에 블록체인을 활용해 위변조 방지 및 검증 기술을 구현했습니다.
Q. CJ올리브네트웍스의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분산된 정보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블록체인은 비트코인과 같은 코인들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항상 수반돼 왔습니다. 이러한 시선들로 인해 초기에는 사업 수행에 크고 작은 이슈들이 발생했지만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국내 기업들의 기술 개발로 긍정적인 시선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식약처와 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서 진행하는 스마트HACCP 사업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위변조 방지는 필수 요소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기관의 담당자들과 꾸준한 미팅을 통해 블록체인의 작동원리를 충분히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기술력을 활용했을 경우 정보의 신빙성에 대한 의구심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등 기술의 긍정적인 부분을 보여줄 수 있었고, 향후 사업 계획에도 이러한 점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를 줄 수 있었습니다.
Q. 향후 대략적인 개발 로드맵과 상용화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요.
요즘 블록체인 시장은 분산신원인증(DID)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작년부터 이니셜 DID 컨소시엄에 가입해 다양한 증명 사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임직원 증명을 활용한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면 임직원 증명으로 여러 제휴사들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최근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반면에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는데요. 코로나19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업무 환경과 사업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언택트에 집중하고 있고, 근무환경 역시 재택근무로 전환되고있습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클라우드 장비와 플랫폼에 대한 지식들을 가지고 있었고, 코로나 사태 이후 이질감없이 재택근무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환경이기에 재택근무 시 사무실과 동일한 업무 환경에서 모든 것을 진행할 수 있어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블록체인이 추구하는 핵심 요소 중에 하나인 분산정보에 대한 부분은 비대면 상황에서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대면 또는 온라인 상에서 중요 정보들을 교환하고 합의하는 과정 대부분이 블록체인에서는 문제의 소지가 없기 때문에, 비즈니스와 적절히 결합된다면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국내에서는 분산형 신원인증(DID)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다양한 서비스에 도입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분야는 어디가 있을까요?
분산신원인증(DID)을 기반으로 다양한 증명 사업들이 활성화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계약 관계, 상품의 보증, 각종 증서(재직, 졸업, 경력 등)를 디지털 기반으로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Q.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국내 블록체인 관련 정책 또는 산업 현황은 어떻습니까? 우리나라가 블록체인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려면 어떤 기반이 마련돼야 할 거라고 보십니까?
국내는 약 2,3년전 비트코인의 광풍이 불었습니다. 정부는 코인의 과도한 투기를 우려한 나머지 블록체인은 곧 코인으로 보고 여러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국 이외의 국가들에서는 빠르게 블록체인 기술력이 발전해가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정부 역시 이를 모니터링 하며 블록체인에 대한 지원 사업을 늘리고 샌드박스를 통한 규제 완화로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돕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산업과 기술이 적절하게 융합돼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IoT를 활용해 유기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를 통해 정보를 다루는 편의성을 높여주는 등 다양한 기술들과 결합해 고도화된 블록체인을 제시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산업과 융합되고 실효성 있는 서비스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가며 제도적으로 개선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