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올 한 해 사회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10대 혁신기술로 ‘디지털 화폐’를 지목했다.
26일(현지시간)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발표한 '2020년 글로벌 10대 혁신기술 명단'에 디지털화폐가 이름을 올렸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MIT에서 발행하는 기술분석 잡지로 미래기술 분석 분야에서 가장 저명하고 신뢰성 있는 간행물로 평가받는다. 2001년부터 매년 인간의 삶을 바꿀 10대 유망 기술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MIT는 올해의 혁신기술로 ▲해킹불가 인터넷(Unhackable internet) ▲초개인화 의약품(Hyper-personalized medicine) ▲디지털화폐(Digital money) ▲노화방지약품(Anti-aging drugs) ▲인공지능 분자 진단(AI-discovered molecules) ▲위성 인터넷망(Satellite mega-constellations) ▲양자우위(Quantum supremacy) ▲미세 인공지능(Tiny AI) ▲차등 사생활(differential privacy) ▲기후변화귀속(Climate change attribution) 기술을 선정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디지털 화폐의 등장이 금융 프라이버시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6월 페이스북이 글로벌 디지털화폐 ‘리브라(Libra)’를 공개했다. 상당한 반발에 부딪혀 계획대로 출시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이러한 개념은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MIT는 리브라 발표 직후 중국 인민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한 것을 거론하면서 "중국이 미국 달러를 담보로 하는 리브라를 '위협'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전했다. 중국은 현재 주요 경제국 가운데 국영 디지털화폐 발행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달러가 사실상 세계 기축통화로 역할하면서 미국이 글로벌 금융에서 힘을 가지고 있는데, 리브라가 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미 의회 청문회에서 "리브라가 미국의 금융 리더십, 민주적 가치, 전 세계에 대한 감독 역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리브라가 지정학적 문제가 됐다"면서 "디지털화폐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디지털화폐가 "현금 이용을 감소시키고 중개기관 없는 자유로운 거래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MIT는 디지털화폐 기술을 이끌어갈 주역으로 ‘중국 인민은행’과 ‘페이스북’을 지목했으며 기술 구현 가능 시기를 올해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