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이즈가 NH농협은행과의 소송에서 승소했음에도 경영 악화로 서비스를 중단한다.
코인이즈는 30일 공지를 통해 "최근 경영상황이 급격히 안좋아졌다"며 "불가피하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이즈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화 및 암호화폐 입금은 지난 30일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중단됐다. 출금은 오는 2월 14일 오후 3시까지 가능하다.
코인이즈는 최근 농협과의 소송에서 승소로 주목을 받았지만 끝내 경영 악화로 문을 닫게 됐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6민사부(재판장 신상렬)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이즈를 운영하는 웨이브스트링이 NH농협은행을 상대로 낸 권리부존재확인청구 소송에서 코인이즈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18년 7월 NH농협은행은 같은 해 1월 금융위원회 소속 금융정보분석원이 내놓은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근거해 코인이즈가 실명확인입출금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코인이즈는 같은 해 8월 계약해지 통보가 부당하다며 농협을 상대로 거래정지조치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두 달 뒤인 10월 이를 받아들였다. 이어 본안 재판에 해당하는 코인이즈와 농협 간 권리부존재확인청구 소송에서도 법원은 코인이즈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농협은행이 따랐다고 주장하는 금융위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금융행정지도에 불과하다"며 "은행이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법률상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는 코인이즈가 소송에서 이기고도 문을 닫게 된 상황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18년 초부터 이어진 긴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경영난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두나무의 자회사 루트원소프트가 운영해온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비트베리도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 29일 루트원소프트는 공지를 통해 "블록체인 산업 시장 악화와 불확실성 영향으로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