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채굴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비트메인의 라이벌 기업의 설립자가 횡령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 마이크로BT의 설립자이며, 2016년 6월까지 비트메인 채굴 전용 칩셋 개발자를 지낸 양쭤싱(杨作兴)이 지난 10월 비트메인 관련 법정 소송 가운데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선전 난산구 검찰은 12일 성명에서 현재 진행 중인 법률 소송에서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양쭤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설립자의 이름 일부만 공개하고 비트메인이나 마이크로BT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횡령 금액은 1억 6,000만 원 상당으로 높은 금액은 아니지만 형사 사건으로 진행되고 있어 처벌 수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쭤싱은 칭화대 메카트로닉스 박사 출신으로 비트메인 장비 설계에 기여했다. 공동 설립자인 우지한과 잔커퇀이 자신의 사업 지분 요구를 거절하자 기업을 떠났다.
그는 비트메인에서 나온지 한 달만에 암호화폐 채굴장비 제조업체 '마이크로BT'를 설립했다. 자체 개발한 '왓츠마이너(Whatsminer)'로 비트메인의 시장 지분을 점차 가져가는 등, 강력한 경쟁업체로 성장했다. 비슷한 사양과 가격으로 장비를 생산하고,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왔다.
마이크로BT 설립자 체포로 비트메인과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마이크로BT의 왓츠마이너 20 시리즈는 올해 가장 잘 팔린 채굴장비로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은 중단된 상태라고 알려졌다.
비트메인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법정 다툼을 지속하고 있다. 작년 마이크로BT가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소송에서 패했다. 올초에는 라이벌 채굴풀 ‘풀린(Poolin)’을 설립한 전 직원 세 명에 대해 경쟁 금지 조항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0월에는 우지한(吴忌寒)과 잔커퇀(詹克团)의 경영권 다툼도 있었다.
최근 보고서 '비트코인 마이닝 네트워크'에 따르면, 올해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65% 이상이 중국에서 생성되며 높은 산업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채굴 산업이 약 54억 달러 수익을 창출한 가운데 중국은 저렴한 전기료, 충분한 자원 공급을 통해 주요 채굴 산업 지역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비트코인 헤시레이트를 대부분 차지한 비트메인, F2Pool, 가나안 모두 중국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