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과 사회발전 연구회가 주최한 춘계토론회가 ‘과학의 눈으로 바라본 블록체인 기술이 미래 신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2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주제 발표 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조언이 이어졌다.
문영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은 "4차산업혁명은 연결에 의한 융합이 나타날 것"이라며 "여기서 데이터는 공급되는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데이터량이 증가하면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는 극소수만 남고 정리가 될 것"이라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암호화가 화폐 개념에서 소유권·자산·지식 거래 등의 개념으로 확장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연구원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데이터 산업에 대한 주요 과제로 ▲암호화폐 경제 제도권화 ▲블록체인·암호화폐에 대한 허브 기능 ▲데이터 재판매 산업 육성 ▲블록체인 기반 벤처 활성화 지원 ▲공공 R&D 사업비 일부 공공 코인 발행 ▲연구데이터, 협동연구에 블록체인 체계 구축을 들었다.
문남식 아주대 교수는 "우리나라도 블록체인 코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대중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킬러앱 개발이 필요하고,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각계의 이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는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 혁명"이라며 "블록체인은 대단한 잠재력과 철학을 품고 있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확산되면 에어비앤비(Airbnb), 우버(Uber) 등의 업체가 사라질 수 있다"며 "에어비앤비는 업체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지만,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면 중개자 없이 P2P 거래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서울대 교수는 "중국과 미국이라는 강국에 샌드위치 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정부 정책 기조는 금지를 기반으로 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독점·부패·범죄에 대해서만 규제하고, 나머지는 풀어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신민호 케이체인(Kchain)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은 세계적 트렌드라며, 과도한 규제가 아닌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신 CTO는 "블록체인 업체들은 국제 금융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특정 산업을 대변하는 미디어가 많이 없는데, 국내에서는 토큰포스트라는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가 있을 만큼 블록체인 산업은 그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CTO는 "현재 블록체인 기술은 한계가 명확히 존재한다"면서 "그 이유는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지 불과 9년으로, 사람으로 치면 9살짜리 어린 학생이어서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산업은 벤처캐피탈(VC)이나 정부 투자, 은행 대출이 아닌 ICO(암호화폐공개)라는 탈중앙화된 투자 방식을 개척했다"면서 "이러한 산업 트렌드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국내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으로, 개발자 찾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려는 사람은 많지만 과도한 규제 때문에 우려가 적잖은 상황이다. 효율적인 규제를 통해 산업을 육성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 CTO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구체적 산업 모델의 예를 들어달라는 질문에 "블록체인 활용 모델은 하루에 하나씩 나올 만큼 많은 상황"이라며 "의료 분야에서는 메디블록·메디컬체인, 비영리 분야에서는 암호화폐를 기부에 활용한 기빙레저, 부동산 분야에서는 소유권 이전, 공증시스템 등에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