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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ESG 정서 약화, 투자심리 회복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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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2024.08.16 (금)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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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ESG 정서 약화, 투자심리 회복 조짐 / 셔터스톡

도이체방크 웰스매니지먼트(Deutsche Bank Wealth Management) 임원은 ESG 투자 전략에서 전 세계적인 후퇴를 촉발했던 반 ESG 정서의 물결이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프라이빗뱅크의 마커스 뮬러(Markus Mueller) ESG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터뷰에서 "ESG 펀드 자금 유출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적으로 반발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뮬러는 이러한 변화가 규제 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점점 더 다양한 부문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기후 투자자들에게 금기시되던 화석연료 자산들이 이제 세계 최대 ESG 시장인 유럽에서 규제가 재정비되면서 이른바 '전환 전략'에 포함되고 있다.

뮬러는 "이러한 변화로 투자자들이 더 광범위한 기업과 부문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SG만큼 정치적 논란이 많았던 투자 테마도 드물다.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은 ESG를 '깨어있는'(woke) 또는 반미국적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치적 논란으로 인해 월가의 많은 이들이 ESG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게 됐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CEO는 지난해 ESG라는 용어가 너무 '정치화'돼 사용하기 불편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ESG 투자에 대한 반감은 올해 초 극에 달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 펀드 매니저들은 ESG 라벨 상품에서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자금 유출이 계속됐지만 속도는 둔화됐다. 한편 순수 친환경 주식에 대한 투자 실적은 저조한 편이었다. S&P 글로벌 클린에너지 지수는 2023년 초 이후 약 30% 하락했다.

ESG에 대한 반발은 주로 화석연료 투자를 금지한다는 인식에 집중됐다. 그러나 현재 ESG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투자 전략 중 하나는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말해, 탄소 발자국이 큰 기업들이 배출량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해당 부문의 기업들의 탄소 배출 감축을 돕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석유, 가스, 심지어 석탄 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ESG 심리를 추적하는 데이터는 여전히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HSBC가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ESG에 대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체된 상태다. 전쟁부터 경기 침체 우려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자산 배분 전략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HSBC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우선순위를 두기는 어렵다"며 "시간은 제한적이고 다른 이슈들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뮬러는 현재 상황에서 ESG 리스크를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필터링하는 것이 재무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주요 작물에 미친 영향과 이로 인해 일부 부문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예로 들었다.

그는 "예를 들어, 필수소비재 기업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원자재 비용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ESG라는 용어의 존속 여부와 관계없이 그것이 대표하는 전략은 이미 미국을 포함한 시장에 뿌리내렸다고 뮬러는 말했다. 공화당 주들이 2년 전 통과된 미국의 획기적인 기후 법안인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뮬러는 "미국 IRA와 인프라 투자 및 고용법의 승인된 투자의 약 5분의 4가 공화당 의회 지역구로 간다"며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선되더라도 이를 완전히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청정에너지 전환 투자는 지난해 17% 증가해 사상 최대인 1조 80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NEF는 밝혔다.

세계 최대 ESG 투자 규정집인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FDR) 전면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EU의 은행 및 시장 규제 당국의 요구에 따라 구체적인 전환 카테고리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이미 ESG 규정에 전환 금융을 포함시켰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분류체계에 전환을 포함시키는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홍콩도 지속가능금융 체계를 업데이트해 이 개념을 반영할 예정이다.

뮬러는 "전환 체계의 도입으로 광범위한 ESG 라벨보다는 더 차별화된 투자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지속가능 금융 및 ESG 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 2790억 유로(30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은행 측은 2025년 말까지 이 수치를 거의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뮬러는 "기업들이 기후 리스크의 실제 영향을 보고 있다"며 "산업계는 ESG가 경제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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