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매도세가 종료되면서 추세추종형 퀀트 펀드들이 주식 매입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이른바 시스테마틱 펀드들은 4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스콧 루브너(Scott Rubner) 글로벌마켓 부문 전략 전문가는 이들 펀드가 기업 펀더멘털보다는 시장 신호와 변동성 움직임에 따라 주식을 매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시스테마틱 펀드들이 다시 주식을 매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1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경제 지표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연착륙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의 전략가들은 월요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시장이 안정되고 경제 지표가 더 온화해지면 펀드들이 더욱 의미 있게 매수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변동성 관리 펀드의 경우, 실현 변동성과 반대 포지션을 취한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지난주 VIX가 급등했을 때 이들 펀드의 주식 비중이 110%에서 약 50%로 급락하며 대규모 매도세를 유발했다. 이제 VIX가 급등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변동성 관리 펀드들이 다시 포지션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펀드는 일반적으로 포지션을 빠르게 매도하지만 다시 매수할 때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한다. 그러나 이번 변동성 급등이 너무 빠르게 왔다 갔기 때문에 비중 확대가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바클레이스의 앤슐 굽타(Anshul Gupta) 유럽 파생상품 및 글로벌 QIS 책임자는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정상화 과정이 더 빠를 수 있다. 몇 개월이 아닌 몇 주 정도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거래자문사(CTA)들도 매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이들은 성장 우려로 인해 주식 롱 포지션을 거의 완전히 청산했다. CTA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장의 방향성과 그에 따른 다양한 신호다. 이들은 지수 이동평균을 추적하고 특정 임계값에 도달하면 포지션을 조정한다. 가격 추세가 강세일수록 포지션 규모가 커지고 매도 트리거가 더 타이트해질 수 있다.
굽타는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자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뿐"이라며 "시장이 계속 반등한다면 롱 포지션을 더 빨리 되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리스크 패리티 펀드가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특정 자산군에 대한 변동성과 상관관계가 최대한 낮아야 한다. 지난주 변동성이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자 이들은 주식 비중을 대폭 줄였지만 채권 비중은 안정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안정되면서 이들도 주식 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P 500 지수는 8월 5일 이후 6.8% 상승했으며,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8월 1일부터 시작된 하락세를 만회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아지고 미국의 실적 성장이 대형 기술주를 넘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물론 지수의 완만한 상승 속도와 시스테마틱 펀드들의 자금 유입으로 인해 매수세가 시장 평균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향후 한 달간 S&P 500 지수가 매일 0.5% 상승한다면 이들 펀드로부터 월 590억 달러의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러한 수치는 눈에 띄게 증가한다. 예를 들어, S&P 500 지수가 3개월 동안 매일 0.5% 상승한다면 거의 191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다.
노무라의 찰리 맥엘리곳(Charlie McElligott) 크로스에셋 전략가는 "장기적인 매수 자금 유입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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