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미칼리(Silvio Micali) 알고랜드 창업자가 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19의 메인 행사 디파인(D.FINE)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실비오 미칼리는 지난 2012년 튜링상을 수상한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명예교수다. 또한 영지식증명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실비오 미칼리는 새로운 합의구조인 PPoS(Pure Proof of Stake)를 소개했다.
실비오 미칼리는 "현재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합의구조를 보면, 전체 경제가 소수의 관대함에 기대고 있다"며 "소수가 언제나 옳은 선택을 하리라고 믿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알고랜드의 PPoS를 소개했다. PPoS는 소수에게 권한이 집중됐던 기존 작업증명(PoW)나 위임지분증명(DPoS)와 달리 모든 플랫폼 참여자에 블록 생성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블록을 생성할 때 랜덤으로 위원회가 구성되고, 다음 블록을 생성할 때 다시 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되는 식이다. 누가 당첨될지는 참여자가 보유한 코인 수량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코인을 적게 가진 사람도 당첨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비오 미칼리는 "추첨을 통해 랜덤으로 지목돼 구성되는 위원회는 본인이 스스로를 뽑는 형태"라며 "당첨 가능성은 각 참여자가 보유한 코인 수량에 따라 달라지지만, 적게 가진 사람도 언젠가는 뽑히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누가 위원이 됐는지에 대한 정보는 즉각 네트워크에 퍼진다. 해당 시점에서는 이미 네트워크에 메시지가 전달된 후이기 때문에 위원회 구성 전이나 후로나 위변조가 어렵다. 또 자동 알고리즘을 통한 추첨에 걸리는 시간은 백만 분의 1초 수준으로 확장성 또한 개선했다.
실비오 미칼리는 이 같은 시스템을 통해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고자 한다. 블록체인의 트릴레마란 보안성과 확장성, 탈중앙화를 동시에 구현하기 어려운 난제를 말한다.
그는 "작업증명에서는 소수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 채굴자를 통해 전체 경제가 돌아갈 수는 없다"면서 "중앙화하려는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PPoS는 단 하나의 토큰을 보유하고 있어도 참여할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거래 증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비오 미칼리가 그리는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도 신뢰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신뢰 구조를 형성하고 사회 전반으로 확장돼, 큰 영향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거래 당사자가 서로를 몰라도 거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라며 "블록체인은 신뢰의 기반을 만들어 사회 전체로 확장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이 오늘날의 필요만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미래의 필요도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면서 "보안성, 확장성, 탈중앙화 등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