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현대 미술가 링컨 타운리(Lincoln Townley)가 자신의 그림 19점을 싱가포르 투자자에게 490 BTC에 가격에 판매했다. 거래 당시 1 BTC는 약 11,000달러로, 거래 규모는 약 539만 달러(약 63억7,850만원)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타운리는 “투자 측면에서 이는 매우 흥미로운 거래”라며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특징으로 하는 '토큰화된 아트 펀드(tokenized art fund)'을 설립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타운리는 지난 2017년 유화 한 점을 40 BTC에 판매하기도 했다.
타운리가 이처럼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미술 작품의 유통 구조와 관련이 있다. 오늘날 미술 시장은 대규모 경매 업체와 소수의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높은 수수료가 붙게 되며, 불투명한 유통구조는 자금세탁에 활용되기도 한다.
반면에 암호화폐를 통해 작품을 거래하게 되면 중개자가 필요치 않아 막대한 수수료 비용이 절감되고,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커지게 된다. 또 '토큰화'를 통해 하나의 작품을 여러 명이 함께 소유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아울러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을 통해 위작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이에 그는 블록체인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전통 예술 시장을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미술 분야에 토큰화가 널리 채택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타운리는 "토큰화는 사람들이 예술을 보는 방식뿐만 아니라 예술에 접근하는 방식도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투자자 100명이 작품 한 점을 소유한다는 게 왜 말이 안되겠나.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술 작품에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아티스트 케빈 아보쉬(Kevin Abosch)는 자신의 작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다양하게 접목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대표작 '포에버 로즈' 프로젝트에서 장미꽃 디지털 사진을 토큰화해 10명의 컬렉터에게 100만 달러에 판매했다. 'I AM A COIN' 프로젝트에서는 토큰의 컨트랙트 주소를 자신의 혈액으로 종이에 찍어낸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