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통한 해외 결제 서비스가 급증함에 따라 국가간 송금·결제 분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 간 해외송금 도맡는 스위프트, 블록체인에 눈길
국제은행간 금융통신망인 스위프트(SWIFT)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국제 결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AMB크립토는 스위프트가 유럽에서 PoW(작업증명) 기반 국제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는 "스위프트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결제 시스템을 통해 유럽 시장 내 영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스위프트는 지난 6월 블록체인 기업들에게 자사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위프트는 기업형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함께 스위프트의 국제결제망(GPI)을 다른 결제 플랫폼과 호환되도록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스위프트는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쓸모없다"고 비판했다. 스위프트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암호화폐는 요요처럼 가치가 하락해 쓸모없고 불안정하다"며 "단기 결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스위프트가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암호화폐를 비판하는 이유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국제 결제 서비스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재 글로벌 금융거래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고 있는 스위프트는 높은 수수료와 거래 처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많은 소비자 불편함이 제기돼 왔다. 반면에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10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3~5일 걸리던 송금시간도 5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국가간 결제·송금 블록체인 플랫폼 시장 어디까지 왔나
이처럼 저렴하고 빠른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이 확산될 수록 스위프트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국가간 송금·결제 플랫폼이 앞다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리플은 xRapid 솔루션을 바탕으로 국제 송금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으며, 세계 다수 은행과 금융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달 동남아 주요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는 "리플(XRP)은 국제 송금 및 국가간 결제 수단 중 가장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비자(VISA)는 블록체인 플랫폼 하이퍼레저를 활용한 국제 결제 네트워크인 '비자 B2B 커넥트'를 구축하고 있다. B2B 커넥트 구축에는 블록체인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IBM이 참여했다. 또 최근에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블록체인 관련 제휴를 맺고 디지털 결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국가차원의 국제 결제망 구축 움직임도 포착됐다. 일본 정부는 스위프트와 유사한 자금세탁방지 기능을 갖춘 암호화폐 결제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일본 재무부와 금융청은 지난달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허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