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는 아직 시기상조라면서 5월경 통화정책 방향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은행 금통위원회는 전원일치로 9회 연속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은 아직까지는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물가가 목표 수준보다 상당히 높고,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지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인 만큼 물가가 예상하는 대로 내려가는지 확인하고 그 다음에 금리인하를 논의하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유가 등 공급 측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데다 높은 생활물가가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을 제한하고 있어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평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물가 상승률을 2% 수준으로 안정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긴축 기조를 얼마나 지속할지는 불확실성 요인들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면서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은 총재는 추가적인 확신이 필요한 만큼 5월 전망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면서 "5월 전망 때 국내 요인이 예상대로 전개되는지 한 번 더 확인해보면 금리정책 방향이 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이 총재는 "부동산 PF 등을 보면 하방 위험이 큰데 IT 경기나 수출을 보면 상방 요인이 더 커서 경기는 지금 상하방 요인이 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정책은 복합적이기 때문에 금리정책으로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은행이 금리 정책을 잘못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을 올리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금리인하 시점이 오더라도 부동산 가격이 자극되지 않도록 정부와 협력해 거시 안정 정책을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좋앴다.
한편, 총선 공약으로 나온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 허용에 대한 추가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늘은 비트코인 ETF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이 문제는 한국은행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금융위가 검토를 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인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여러 고려 사항을 종합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한은이 대답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지난 1월 11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암호화폐 ETF 승인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비트코인이 확실히 하나의 투자재로 자리를 잡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ETF 승인을 했다는 것은 하나의 위험자산, 투자자산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라면서 "비트코인 ETF가 투자자산으로서의 어느 정도 가치가 있고 안정성이 있는지 시험할 시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