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재무위원회는 영란은행과 재무부가 디지털 파운드 발행을 결정하기 앞서 타당성 확인을 위한 추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지난달 말 발행한 보고서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관련 기초 작업과 테스트로 영란은행과 재무부에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추가 협의를 요청했다.
보고서는 "영란은행과 재무부는 추진하지 않을 수도 있는 디지털 파운드 작업에 필요 이상의 지출을 하지 않도록 관련 비용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무위원회는 2024년부터 연례 보고서와 회계 자료에 별도의 항목을 추가해 CBDC 사업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더욱 명확하게 표기할 것을 권고했다.
진행 중인 CBDC 실험을 통해 디지털 파운드의 발행, 유통, 프라이버시 등 여러 강점이 확인됐지만, CBDC를 공식 발행할 경우 막대한 투자가 요구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재무위원회는 현재 단계에서 CBDC의 강점이 관련 위험성보다 유의미한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영란은행이 '디지털 파운드'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추정하지 않아야 하며, 법정화폐 경제가 만든 '금융 소외 현상'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의 CBDC 발행 여부는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미정 상태다. 지폐 사용의 감소, 민간 디지털 화폐의 출현, 국제적인 CBDC 개발 흐름 등의 요인으로 인해 디지털 파운드가 설계 단계를 넘어 출시로 이어질지 수 있지만 국가 통제 가능성, 보안 및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 등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편, 어거스틴 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미래 금융시스템은 현재 시스템을 기반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요구는 자연스럽게 토큰화된 중앙은행 화폐, 즉 기관용 CBDC와 토큰화된 상업은행 예금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CBDC가 안전하고 저렴한 현금 대체재가 될 수 있다"면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에 CBDC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