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엔리아 유럽중앙은행(ECB) 은행감독위원회 위원장이 29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기업 규제 관련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날 "암호화폐 기업들이 은행처럼 행동하기 시작하면 이에 상응하는 규제도 적용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며 "어려움이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ECB가 연구개발중인 디지털 유로와 민간 암호화폐 기업 자체는 은행에 위협이 되지 않지만 특정 서비스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탈중앙금융(디파이)은 특히 결제 측면에서 기존 은행 서비스와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엔리아 위원장은 "이같은 모방성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기업이 정확한 본사를 가지지 않은 경우들이 있어 규제 적용시 영토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역시 본사 없이 전세계적으로 운영되는 대표 기업 중 하나다.
엔리아 위원장은 "비트코인의 발행사가 없는 점, 디파이 프로젝트 내 명확한 실체가 없는 점도 감독을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최근 엔리아 위원장 뿐 아니라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역시 "아들이 암호화폐 투자로 60%의 손실을 입었다"며 투기와 불법 행위,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2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준하는 규제 기관의 유럽 내 필요성을 피력했으며 지난달에는 규제 불명확성 속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의 생태계 급성장을 우려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의 미카법(MiCA) 자체도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면 탈중앙적인 성향이 강하다"며 "규제 자율성이 가져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자금세탁방지나 테러자금조달에 대해서는 규제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세부규제 마련을 위한 지속적인 입장 표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