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자동차 업계 파업에 견조했던 미국 고용 시장이 흔들리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작업이 끝났다는 시장 전망이 강화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고용통계국이 발표한 10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15만개로, 전문가 예상치 18만개를 크게 밑돌았다.
시장은 실업률이 3.8%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3.9%로 상승하며 2022년 1월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고용이 증가했다고 답한 민간 부문 응답률은 9월 61.4%에서 10월 52%로 줄면서 202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보건의료 부문은 5만8000개 일자리를 창출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 부문 고용은 팬데믹 이전 수준인 5만1000개를 기록했다. 건설 부문은 2만3000개 일자리를 추가했다.
여가·접대 부문은 1만9000개 일자리를 더했는데, 12개월 평균인 5만2000개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물류·창고업에서 1만2000개, 정보업에서는 9000개 일자리 감소가 있었다.
고용 시장의 주된 둔화 원인은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의 파업이다. 지난달 제조업 부문에서 일자리 3만5000개가 줄었는데 이중 3만3000개가 자동차 파업과 관련이 있었다.
현재 UAW는 파업을 종료하기로 자동차 제조사들과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후 고용 시장이 다시 회복세를 보일지, 둔화 흐름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제프리 경제학자 토마스 사이먼은 야후파이낸스에 "파업이 끝난 만큼 다음 달엔 관련 영향이 없겠지만, 그외의 다른 둔화 요인이 더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고용 시장 둔화를 전망했다.
물가와 긴밀히 연결된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직전월 기록 및 전문가 예상치 0.3%보다 낮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1%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 4.0%를 소폭 상회했지만 직전월 기록 4.3%에서 둔화되며 2021년 6월 이래 가장 적은 상승폭을 보였다.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34.4시간에서 34.3시간으로 단축됐다.
취업을 했거나 구직 중인 비율인 노동참여율은 62.8%에서 62.7%로 낮아졌다. 핵심생산인구 이탈 등에 노동 인구가 20만1000명 줄었다.
8월(22만7000명→16만5000명)과 9월(33만6000명→29만7000명) 고용 데이터는 하향 조정됐다. 이전 집계 대비 총 10만1000개가 줄면서 고용 시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 고용 약세, 추가 긴축 필요성 낮춰
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물가 억제 의지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시장은 비둘기파적 신호를 읽어내면서 연준이 올해 마지막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긴축 종료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10월 고용 보고서는 연준이 물가 개선 조건 중 하나로 언급했던 고용 냉각 조짐을 보여주면서 추가 긴축 필요성을 약화시켰다. 연준은 오히려 경기 침체 없는 물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더욱 신중해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제프리 경제학자 토마스 사이먼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 인상 재개를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면서 "(10월 고용 보고서에는) 이런 마음을 바꿀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살 고티에리 BMO 캐피털 마켓 수석 경제학자는 로이터에 "상당히 연준 친화적인 보고서"라면서 "노동력 축소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상황은 연준이 12월에도 금리를 동결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러셀 트레이드 스테이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는 CNBC에 "일자리 증가세 둔화, 실업률 증가, 이전 기록 하향 조정 등은 제롬 파월 의장과 연준에 강력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며 "추가 긴축은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5.2%로, 고용 지표 발표 전보다 10% 더 올랐다. 내년 6월로 예상됐던 첫 금리 인하 시기는 5월로 앞당겨졌다.
통화 바스킷 대비 달러는 하락하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5주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주식 시장은 반등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0.66%, S&P500 지수는 0.94%, 나스닥 지수는 1.38% 상승 마감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76% 상승한 3만4700달러, 이더리움 1.96% 상승한 1829달러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