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인력 구조조정 돌입…하이브리드 근무도 주 4일로 강화

| 김민준 기자

인텔(INTC)이 조직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재편을 예고하며, 인력 감축과 근무 정책 변경에 나선다. 립부 탄(Lip-Bu Tan)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발표한 사내 메모에서 "회사 재정비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릴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일부 직원을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탄 CEO는 오는 9월 1일부터 하이브리드 근무자의 사무실 출근 일수를 주당 최소 4일로 늘릴 것을 요구했다. 이는 팬데믹 시기 도입된 주 3일 기준보다 강화된 방침으로, 그는 "업무 환경은 우리 문화를 반영하는 협업의 중심지여야 한다"며 물리적 근무 공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아마존(AMZN)을 비롯한 미국 대기업들이 원격 근무에서 철회하고 현장 중심의 근무 체제로 회귀하고 있는 흐름과 맞물린 결정이다.

이번 발표는 인텔의 부진한 분기 실적 전망과 함께 공개된 것으로, 조직 구조 단순화와 비대해진 회의 문화 정비, 불필요한 관료주의 제거도 포함돼 있다. 공식적인 대규모 정리해고 발표는 없었지만, 탄 CEO는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조직 규모 축소를 수반할 것"이라며 감원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인텔은 올해 2분기부터 정리해고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며, 빠른 시일 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인텔의 글로벌 직원 수는 10만 명 이상에 달하는데, 미국 실리콘밸리 명가로 꼽히는 인텔마저 인력 효율화에 나서는 결정은 기술 업계 전반의 비용 절감 흐름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사례로 주목된다.

하이브리드 근무제의 유연성이 감소하는 동시에 구조조정 바람까지 겹치며 직장 문화와 인사 정책 전반에 변화의 파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인텔이 경기 둔화와 치열한 반도체 경쟁 속에서도 생존력과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