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웃었다, 주가는 울었다…IBM, 정부 지출 축소 경고에 7% 급락

| 김민준 기자

미국의 대표적 기술기업 IBM(IBM)이 올해 1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경기 불확실성과 정부 지출 축소로 인해 고객사의 지출 감소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아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최고경영자(CEO)는 당분간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유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IBM은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배포한 발표문에서, 현재 경제 상황에 따라 일부 고객은 향후 성장을 기대하는 반면, 정부 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고객은 소비를 더욱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의 지출 효율성 개선 부서(DOGE)의 예산 삭감 조치가 IBM의 컨설팅 사업 부문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기 IBM은 주당순이익(EPS) 1.60달러(약 2,300원)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0.20달러 상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5% 증가한 145억 4,000만 달러(약 20조 9,800억 원)로 집계되며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웃돌았다. 성장의 중심은 소프트웨어 부문으로, 이 부문 매출은 7% 증가해 63억 4,000만 달러(약 9조 1,600억 원)를 기록했다. 반면 컨설팅 부문은 2% 이상 감소해 50억 7,000만 달러(약 7조 3,000억 원), 인프라 부문은 6% 감소해 28억 9,000만 달러(약 4조 1,600억 원)를 각각 기록했다.

IBM은 올해 기준통화 기준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최소 5%로 유지했다. 크리슈나 CEO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고객들의 구매 성향에는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분기 매출은 164억~167억 5,000만 달러(약 23조 6,000억~24조 1,2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 이후 IBM 주가는 하루 만에 7% 하락해 시장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올해 들어 IBM 주가는 아직 약 4% 상승세를 기록 중이지만, 경기와 정부 재정 정책이 IT 지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IBM의 경고는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 기술·컨설팅 서비스의 업황이 정치·경제 변수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상기시킨다. 특히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 기조가 강화될 경우,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IT 투자 위축은 단기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