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APL)과 메타(META)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혐의로 각각 약 570억 원과 23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EU 집행위원회는 두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악용해 공정 경쟁을 저해했다고 판단하며, 애플에는 앱 개발자들의 고객 유도 기능을 제한한 책임을, 메타에는 광고 회피를 위한 유료 구독 강요 문제를 지적했다.
애플은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자사의 기술 자산을 무료로 내주는 결과라고 반박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메타 역시 유럽 기업들에는 적용되지 않는 기준으로 자사 경영 모델이 무력화됐다며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 같은 결정이 미국 기술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측이 자국 기술기업에 과도한 규제나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관세 등 보복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미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에 대한 입장 변화와 무역 관세에 대한 우려 완화 발언 이후 반등했고, 그 여파로 애플은 장전 거래에서 3% 상승, 메타는 5% 이상 급등하는 등 단기 주가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번 사안은 글로벌 테크 플랫폼의 유럽 내 영향력 축소 신호탄이자, 미·EU 간 디지털 시장 규제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