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가 기업 고객들을 겨냥한 데이터 저장장치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총 21종의 새로운 AI 최적화 인프라 제품군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된 신규 제품들은 고성능 저장장치와 가상화 시스템,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를 포함해 AI 데이터 운영의 복잡성을 줄이고 실시간 분석 및 추론 작업을 원활히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AI 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한 레노버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신제품은 레노버의 씽크시스템(ThinkSystem) 및 씽크애자일(ThinkAgile) 서버 라인업 전반에 걸쳐 출시됐으며, 총소유비용(TCO) 절감과 구축 간소화, 성능 향상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특히 씽크애자일 SDI V4 시리즈는 완전한 스택 구성의 턴키 솔루션으로, 대규모 언어 모델 추론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최대 2.4배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신 씽크시스템 스토리지 어레이는 기존보다 3배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하면서 에너지 효율과 밀도 측면에서도 각각 97%, 99% 개선된 것으로 발표됐다. 레노버는 이로 인해 AI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비용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노버가 'AI 레디 인프라스트럭처'라 명명한 이 서버군은 AI 초기 도입 기업은 물론 멀티워크로드 운영 중인 기업에도 최적화된 구성이다. 추론뿐 아니라 모델 미세 조정, RAG(검색 기반 생성), 데이터베이스, ERP,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백업 등 다양한 워크로드를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NAND 리서치의 스티브 맥도웰 애널리스트는 이번 성능 향상의 핵심이 인텔 제온 최신 프로세서 적용 덕분이라고 분석하며,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HPE 등 주요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빠르게 따라잡은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서버 랙 공간을 기존 8U에서 2U로 압축한 점은 전력 소비 측면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전략이라 덧붙였다.
이번 발표에서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제품 중 하나는 액체 냉각 기술인 ‘넵튠’이 적용된 씽크애자일 HX 시리즈 GPT-in-a-Box 시스템이다. 뉴타닉스(Nutanix)와 공동 개발된 이 시스템은 업계 최초의 액체냉각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 솔루션으로, AI 추론에 필요한 연산처리에 최적화됐다.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25% 줄이며, 소형 폼팩터로도 1.4배의 밀도를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레노버는 이번 발표와 함께 'AI 스타터 키트'도 함께 출시해, 고객사들이 추론 및 검색 기반 생성 워크로드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모든 신규 시스템에는 데이터 보안 및 복원 기능이 내장돼 있으며, AI 기반 랜섬웨어 대응 기능과 무결성 보존 스냅샷, 암호화 기능도 기본 탑재된다.
레노버가 최근 발표한 인피니닷 인수 계획까지 고려하면, 고성능 스토리지 라인업 전반에서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맥도웰 애널리스트는 다가오는 델 테크 월드, HPE 디스커버 등 대형 이벤트보다 한발 앞선 레노버의 발표 시점이 전략적으로 탁월했다고 평가하며, 향후 시장 존재감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노버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 부문 총괄 스콧 티즈 부사장은 “이번 제품 발표는 기업이 AI 기반 디지털 전환을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인 데이터 주권, 규제 준수, 안정성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며 “레노버는 검증된 AI 인프라를 토대로 위험은 줄이고 도입 속도는 높일 수 있는 혁신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규모 제품 개편을 통해 레노버는 AI 주도형 인프라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하며 향후 고도화된 기업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