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소통하는 법 바꾼다… '세시', 100억 투자 유치하며 음악 플랫폼 혁신

| 김민준 기자

음악 팬과 아티스트를 잇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세시(Sesh)가 최근 700만 달러(약 100억 8,000만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팬과 아티스트 간의 교류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뮤직 테크 및 창작자 경제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루어졌으며, 뮤라 글로벌(Miura Global)이 주도했다.

세시는 팬들에게 독점 콘텐츠와 실시간 이벤트 같은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며 충성도 높은 팬층과의 밀접한 연결을 지향하고 있다. 신규 투자금을 바탕으로 이 플랫폼은 더 많은 아티스트를 유치하고 기술적 역량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특히 눈에 띄는 서비스는 ‘멤버 카드’다. 팬들은 앱 설치 없이 휴대전화 지갑에 디지털 패스를 다운로드해 공식 팬 커뮤니티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아티스트는 이 카드를 통해 스트리밍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 알림을 넘어서 팬들에게 직접 푸시 알림을 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곡 발매, 한정판 굿즈 출시, VIP 이벤트 초대나 단독 예매 링크 등을 직접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세시는 기존 플랫폼에서 아티스트와 팬 간 관계가 느슨해지는 점에 주목했다.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은 아티스트 마음대로 팬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없게 만들고, 데이터 역시 제약적이다. 이와 달리 세시 플랫폼에서는 아티스트가 팬의 이메일, 위치, 생년월일, 참여 내역 등 데이터를 직접 보유하며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세시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페페 델 리오(Pepe Del Rio)는 “음악 산업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아티스트는 소수에 불과하다”며 “사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팬 몇 백 명만 있어도 직업 음악인으로 안착할 수 있다. 세시는 그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2023년 설립된 세시는 페페 델 리오, 이니고 후베르투스 분츨 펠라요(Iñigo-Hubertus Bunzl Pelayo), 마리아 호세 구스만(María José Guzman)이 공동 창업했으며, 음악 업계의 문제를 기술과 관리 역량을 결합해 해결하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세시는 예리 무아(Yeri Mua), 아니타(Anitta), 라소(Lasso), 마우 이 리키(Mau y Ricky), 나타 펠루소(Nathy Peluso) 등 250명 이상의 아티스트들과 협업 중이다. 이들 아티스트의 월간 청취자는 총 7억 5,000만 명을 넘어서며, SNS 팔로워 수는 10억 명에 달하고 2024년 한 해 동안 44건의 그래미상 후보 지명을 받은 바 있다.

세시는 음악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자 팬과 아티스트 간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면서 기술 중심의 팬 경험 플랫폼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