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히타치, 생성형 AI '합성 두뇌' 개발 스타트업 자바에 86억 투자

| 김민준 기자

산업 자동화 AI 스타트업 자바(Xaba)가 일본 히타치 벤처스(Hitachi Ventures)가 주도한 시드 연장 투자 라운드에서 600만 달러(약 86억 4,000만 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히타치 외에도 Hazelview Ventures, BDC, Exposition Ventures, Impact Venture Capital이 참여했다. 이 자금은 자바가 개발 중인 생성형 산업 AI 기술과 '합성 두뇌' 시스템의 상용화를 가속화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자바의 대표 솔루션 ‘xCognition’은 인간의 언어로 기술된 작업 지시를 해석해 공정 일정, 조립, 용접, 드릴링, 3D 프린팅 등 복잡한 제조 작업을 스스로 프로그래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산업 로봇이 수작업과 전문가의 고도화된 프로그래밍에 의존했던 점과 달리, 자바의 접근은 AI를 접목해 로봇이 자율 판단하고 생산 현장에 실시간으로 적응하도록 돕는다.

자바의 CEO 마시밀리아노 모루치(Massimiliano Moruzzi)는 "기존 산업 자동화는 오래된 컨트롤러와 경직된 프로그래밍 시스템에 묶여 있으며, 이로 인해 전체 산업에서 약 70억 달러(약 1조 88억 원)가 비효율에 쓰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자사의 핵심 기술을 “정보를 위한 합성 두뇌”라고 칭하며, 이를 통해 산업 제어 시스템 전반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자바가 주목하는 개념 중 하나는 '데이터 온톨로지(data ontology)'다. 이는 기계가 과거 데이터와 맥락을 분석해 기존 경험을 응용하거나 새로운 작업 시나리오를 스스로 생성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자바는 이를 통해 약한 AI에서 강력한 AI로의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특히 데이터 온톨로지는 공장 내 기계, 센서, 공정 간 관계를 정밀하게 모델링해 지능형 제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자바는 생성형 AI 기술을 로봇 및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에 적용함으로써 수작업 없이 전체 코드와 제어 논리를 자동 생성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 구축 시간을 최대 80% 단축하고, 다운타임 없이 시스템을 유연하게 재구성할 수 있다. 실제 사례로 자바는 항공우주, 자동차, 정밀 제조 분야에서 알루미늄 주조 가공 최적화, 대형 드릴 공정, 폭넓은 로봇 용접, 대형 3D 프린팅 등 다수의 고난이도 공정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히타치 벤처스의 파트너 가야쓰리 라다크리시난(Gayathri Radhakrishnan)은 “스마트 팩토리의 미래는 자바처럼 AI로 자체 코드를 생성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시스템에 달려 있다”며 이번 투자의 배경을 설명했다. 라다크리시난은 기존 산업 자동화 시스템들이 코드 의존성과 노후 인프라로 인해 실현되지 못한 4차 산업혁명의 약속을 자바가 현실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바는 현재 24명의 핵심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수학, 메카트로닉스 전문가들이 함께 AI 기반 자동화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모루치 대표는 생성형 AI의 미래는 대형 언어 모델(LLM)과는 다른 길에 있으며,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생성하고 맥락을 이해해야 산업 자동화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 수는 약 440만 대에 불과하며 이는 결국 로봇의 두뇌가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자바는 바로 그 빈 상자를 채우는 '인지형 두뇌'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