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APL)이 기존 비전 프로(Vision Pro)의 흥행 실패를 딛고 새로운 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기술 전문 매체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Mark Gurman) 기자에 따르면, 애플은 가격과 착용감이라는 두 가지 단점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 프로 모델 두 종을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준비 중인 첫 번째 모델은 보다 가볍고 저렴한 소비자용 제품이다. 기존 모델의 가격은 3,500달러(약 5,040만 원)로 초기 시장 진입에 큰 장벽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무게도 약 680g에 달해 장시간 착용 시 사용자 불편이 컸다. 새로운 모델은 이러한 단점을 개선함으로써, 보다 넓은 사용자층으로 확장을 노린다는 전략적 배경이 깔려 있다.
실제 판매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4년 말까지 글로벌 누적 출고 대수는 42만 대에 그쳐, 업계 전망치였던 70만~80만 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로 인해 애플이 2025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1세대 모델 생산을 중단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두 번째로 개발 중인 모델은 기업 고객용이다. 이 모델은 맥(Mac)과 직접 연결돼 초저지연 환경을 지원하며, 항공 시뮬레이션, 정밀 의료 영상처리 등 처리 속도와 안정성이 중요한 전문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선 연결을 통해 맥의 연산 능력을 활용하면서도, 비전 프로 특유의 몰입형 디스플레이는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한편 애플은 메타(한글명 메타 플랫폼, 티커명 META)의 레이밴 메타 AI 글래스와 유사한 형태의 스마트글라스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시리(Siri)를 기반으로 한 음성 인터페이스, 객체 인식 등 시각 지능 기능을 탑재하며, 조작 없는 직관적 상호작용을 목표로 설계 중이다. 출시 시기는 미정이지만, 일부 보도에서는 이 스마트글라스 제품이 2027년에나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두 비전 프로 신제품과 스마트글라스는 각각 일반 소비자와 전문가 시장, 그리고 미래 웨어러블 플랫폼을 겨냥한 삼각 전략의 일환이다. 애플이 혼합현실 시장에서 명예회복을 노릴 수 있을지 전 세계 기술업계의 주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