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아이폰 전설 '조니 아이브' 스타트업 인수 검토… 소비자용 AI 기기 진출하나

| 김민준 기자

OpenAI가 애플(AAPL)의 전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가 설립한 소비자 전자기기 스타트업 ‘io 프로덕츠(io Products)’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금액은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AI 하드웨어 시장 진입 가능성이 본격 제기되고 있다.

미 IT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7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와 아이브의 스타트업 간 인수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인수 대신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시나리오도 함께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수 대상인 io 프로덕츠는 화면이 없는 AI 기반의 신개념 '폰 유사 장치'를 개발 중이다.

아이브는 아이폰과 아이팟, 맥북, 그리고 초기 PDA인 뉴턴까지 애플을 대표하는 제품 대부분을 디자인한 글로벌 스타 디자이너다. 그는 2019년 애플을 떠난 후 ‘러브프롬(LoveFrom)’이라는 독립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했으며, 현재는 이 스튜디오와는 별개의 법인으로 알려진 io 프로덕츠를 이끌고 있다.

io 프로덕츠의 디바이스는 아직 초기 R&D 단계로, 정확한 스펙이나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단순한 스마트폰은 아니며, AI를 탑재한 스크린리스 장치 또는 스마트홈 기기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군이 거론되고 있다. 아이브가 설립한 러브프롬 역시 AI 기능을 갖춘 소비자 기기 개발을 검토해왔으며, 2023년부터는 오픈AI CEO 샘 알트만(Sam Altman)과의 협업 가능성도 지속 보도돼왔다.

실제로 2024년에는 아이브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와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알트만 또한 최소 2023년부터는 스크린리스 AI 기기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과거 애플 출신 인사들이 설립한 휴메인(Humane)의 AI 브로치에 투자한 바 있으며, 해당 제품은 손바닥에 정보가 투영되는 방식의 프로젝션 기반 웨어러블이었다. 해당 브로치는 궁극적으로 HP에 1억 1,600만 달러(약 1,670억 원)에 자산 매각됐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io 프로덕츠 인수는 오픈AI의 매출 다각화 전략과도 맞물린다. 현재 오픈AI는 매출의 절대다수를 챗GPT 및 API 기반 B2B 서비스에서 창출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127억 달러(약 18조 3,000억 원)의 매출을 전망 중이다. 따라서 소비자용 하드웨어 진출은 새로운 수익 축을 마련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AI 디바이스는 보통 클라우드 기반 모델이나 온디바이스 AI 알고리즘을 통해 작동하는데, 후자는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이 없어도 작동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크다. 알트만과 아이브가 협력해 자체 탑재형 경량 AI 칩 및 모델을 개발할 경우, 새로운 카테고리의 스마트기기 생태계 형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가 io 프로덕츠와 함께 소비자 하드웨어 시장에 본격 발을 들인다면, 애플·삼성 등 기존 기술 대기업이 독점해온 공간에서 또 다른 기술적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