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유심 무료교체 실시…암호화폐 투자자도 비상

| 연합뉴스

SK텔레콤 매장에 긴 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이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T월드 매장 2천600여 곳에서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번 서비스는 최근 해커 공격으로 유출된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으로는 가입자별 유심 고유식별번호 등이 해커에 노출됐고, 이를 막기 위해 회사가 신속하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가입자 수가 2천500만명에 달하는 데 비해 현재 재고는 100만개 수준. 5월 말까지 500만개 추가 확보 계획이 있긴 하지만, 매장마다 혼란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온라인 예약을 통해 기다림을 줄일 수 있으니 예약 후 방문을 권장하고 있다.

덧붙여 유심을 교체하기 전까지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것도 당부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해킹으로 유심 정보가 탈취되더라도 타 기기에서 고객 명의로 통신서비스 접속을 막는 기능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암호화폐 거래자들의 접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상당수가 본인확인을 위해 휴대전화 인증을 이용한다. 만약 유심 정보가 탈취되면 인증서 탈취나 계정 해킹 리스크가 생길 수 있어,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주의가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모든 금융회사에 휴대전화 인증만으로는 부족하니 추가 인증수단을 마련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만 가입해도 유심 교체와 같은 수준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서비스 가입자가 불법 복제로 피해를 입으면 전액 보상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체 가입자의 24%에 해당하는 554만명이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비정상인증시도 차단 시스템(FDS)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해 더 이상의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도 사태 점검에 나섰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번 SK텔레콤 조치의 적정성을 면밀히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SK텔레콤은 "사이버 침해 사고로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거듭 사과드리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