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은행권의 암호화폐 서비스에 대해 전면적인 제한은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16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디지털 결제수단으로서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를 위한 명확한 법적 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의회와의 협업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최근 들어 입법 논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으며, 현재 상·하원이 관련 법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스테이블코인을 '광범위한 활용 가능성이 있는 디지털 상품'이라고 평가하며, 향후 규제 체계는 소비자 보호 및 투명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준을 포함한 미국 금융 규제기관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해 그간 보수적인 접근을 취해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책임 있는 혁신'을 조건으로 일부 지침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안정성과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변화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연준이 암호화폐를 무조건 차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디지털 자산 기업의 은행 접근을 차단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것이다. 파월은 올해 초 의회 증언에서도 연준 감독 하의 은행들이 이미 일부 암호화폐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감독 기준 내에서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지난해 기준 연간 14조 달러 규모의 전송량을 기록하며 비자카드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의회 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규제 입법 필요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으며, 하원과 상원 모두 GENIUS 법안, STABLE 법안 등 여러 입법안을 순차적으로 발의한 상태다.
파월의 이번 입장 표명은 연준을 비롯한 미국 금융당국이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려는 정책적 준비가 진행 중임을 시사하며, 규제 명확성이 확보될 경우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서의 정착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