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 대장주 슈퍼마이크로, 실적 쇼크에 15% 급락…상승세 급제동

| 김민준 기자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15% 넘게 폭락했다. 회사가 발표한 2025 회계연도 3분기 잠정 실적이 기존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집중된 결과다.

AI 서버 제조사이자 엔비디아(NVDA)의 핵심 파트너로 꼽히는 슈퍼마이크로는 해당 분기의 매출을 45억~46억 달러(약 6조 4,800억~6조 6,200억 원)로 조정해 발표했다. 이는 종전 50억~60억 달러 수준의 가이던스에서 크게 낮춘 수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46~62센트에서 29~31센트로 하향 조정됐다.

슈퍼마이크로는 소비자 측 의사 결정이 지연되면서 일부 수주가 4분기로 이연됐다고 설명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18% 이상 상승하고 있었으나,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번 하락은 단발성 실적 부진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연초부터 슈퍼마이크로는 회계 보고 지연 및 나스닥 상장폐지 우려 등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겪어 왔으며, 2월에야 연기된 재무제표를 제출하며 상장 유지 요건을 간신히 충족한 바 있다. 이외에도 관세 불확실성 등 외부 변수 역시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슈퍼마이크로의 성장성이 AI 붐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론 유효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마진 악화 및 시스템 신뢰도 저하에 대한 투심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AI 산업 전반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실적 경고는 관련 종목 전반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