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SLA), 자율주행 규제 완화 기대에 주간 18% 급등… 머스크 경영 복귀가 신호탄?

| 김민준 기자

테슬라(TSLA)가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 기대와 기업 리더십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들어 가장 강한 주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교통부가 자율주행차 운행 장벽을 낮추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일론 머스크가 정부 관련 업무에서 한발 물러나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자극됐다.

테슬라 주가는 금요일 하루에만 10% 가까이 오르며 주간 기준 18%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주가가 30% 급등했던 주간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이다. 특히 이번 급등은 단기적인 주가 랠리에 그치지 않고, 향후 자율주행 시장 규제 완화라는 구조적인 성장 기회와 연결되면서 의미를 더했다.

이번 주 초, 머스크는 자신이 참여하던 '정부 효율성 부처(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에서 점차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부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신설된 조직으로, 머스크의 정치적 역할 확대에 따른 브랜드 훼손 우려가 테슬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왔다. 이에 머스크가 다시 본업으로 복귀하는 모습은 월가에 긍정적 시그널을 줬다는 평가다.

그러나 강한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여전히 실적 악화와 거시적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올해 1분기 테슬라는 차량 매출이 전년 대비 20% 감소하고, 조정 순이익 또한 40% 가까이 급감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미국 내 고관세 정책 유지와 경기 둔화 가능성은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테슬라의 중단기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치적 연계성 또한 글로벌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반(反)트럼프 정서가 강한 가운데, 전체 전기차 판매는 증가했지만 유독 테슬라의 점유율은 눈에 띄게 하락했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증권사는 이번 분기 실적 부진 이후 테슬라의 연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목표 주가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테슬라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등 장기적 성장 동력에 여전히 강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머스크는 이번 실적 발표 자리에서도 테슬라의 미래 가치를 전기차에 국한하지 않았다. 그는 테슬라가 “아마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그 배경으로 AI 및 로보틱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를 강조했다. 그는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시점에 대해 기존보다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함으로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기업 비전 강화에 나섰다.

결국 이번 반등은 단기 외부 변수 완화와 CEO 리더십 회복에 대한 기대가 맞물린 결과지만, 테슬라의 진정한 도약 여부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와 글로벌 브랜드 신뢰 회복이라는 장기 어젠다의 진척도에 달려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