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낙관적인 가이던스를 동시에 발표하며 급등했다. 주가는 23일(현지시간) 정규장에서 4% 가까이 상승한 데 이어 시간 외 거래에서도 5% 넘게 뛰었다. 특히 반도체 업황 침체 우려 속에서도 차별적 실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회사는 올해 2분기 매출을 41억 7,000만~45억 3,000만 달러(약 6조 원~6조 5,000억 원), 주당순이익(EPS)을 1.21~1.47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에서 기대한 41억 4,000만 달러의 매출과 1.24달러의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모두 상회하는 수준이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차량, 산업, 방산용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 회복이 실적과 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40억 7,000만 달러(약 5조 8,000억 원)를 기록하며 가이던스 상단에 근접했다. 순이익은 11억 8,000만 달러(약 1조 7,000억 원)로, 주당 환산 시 1.28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증가했고, 이는 분석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견조하게 유지되며 효율적인 비용 관리 역량도 부각됐다.
이날 발표된 실적은 최근 시티그룹이 발표한 ‘경제 둔화기 아날로그 반도체의 방어적 우위’라는 분석을 일부 입증하는 결과로도 해석된다. 시티는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들이 재고 부담이 적고, 필수 전자 부품 수요가 탄탄해 경기 침체기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올해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주가는 이날까지 연초 대비 19% 하락했으나, 이번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반등 동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시장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유사한 포지션의 반도체 업체들이 얼마나 실적과 전망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