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4월 22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주요 지수는 기업 실적 호조와 미·일·인도 간 무역협상 진전 기대 속에서 강세 흐름을 탔다. S&P 500 지수는 하루 만에 2.5%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각각 약 2.7%씩 올랐다.
신용평가사 에퀴팩스(EFX)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13.8% 급등, S&P 500 지수 내 상승률 선두에 올랐다. 에퀴팩스는 미국 모기지와 채용 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순이익 모두 개선된 성과를 보였고,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과 함께 배당금 인상도 발표하며 투자자의 신뢰를 끌어올렸다.
태양광 제조업체 퍼스트솔라(FSLR) 역시 10.5% 상승했다. 미국 정부가 동남아 4개국 수입 태양광 장비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내생산 비중이 높은 퍼스트솔라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수처리 솔루션 기업 펜테어(PNR) 또한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상회하면서 주가가 9.2% 상승했다. 비록 전년 대비 매출은 주춤했지만, 수익성과 영업 마진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CEO는 “관세 영향을 극복한 유연한 경영 전략”을 강조했다.
반면 방산업체 노스럽그러먼(NOC)은 B-21 폭격기 사업에서 4억 7,700만 달러(약 6,86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며 주가가 12.7% 폭락했다. 생산 비용 증가와 자재 조달 차질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고, 방위산업 전반에 경고등을 켰다. 동종사인 RTX(RTX)의 주가도 9.8% 떨어졌다.
에너지 서비스 기업 할리버튼(HAL) 역시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며 5.6% 하락했다. 유가 하락과 관세 부담으로 인해 고객들의 시추 활동 재조정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는 향후 수익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생활용품 기업 킴벌리클라크(KMB)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인해 올해 약 3억 달러(약 4,32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며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그 결과 주가는 1.5% 하락했다. 해당 회사는 대부분의 제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지만,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날 증시는 일부 업종에서 관세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긍정적인 무역협상 소식과 주요 기업의 기대 이상 실적이 시장 전반을 지지하는 모멘텀이 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이른바 ‘상호관세’ 유예 조치의 종료가 7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협상의 속도와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