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실적보다 'AI' 언급 주목…머스크 발언에 베팅 몰린다

| 김민준 기자

테슬라(TSLA)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색다른 방식으로 엘론 머스크(Elon Musk)를 공략하고 있다. 전통적인 실적 수치나 주가 변동 예상 대신, 머스크가 어떤 단어를 언급할지에 베팅하는 ‘단어 예측’ 거래가 하나의 흥미로운 대체 투자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에서는 이번 테슬라 실적 발표 회의에서 머스크가 특정 키워드를 언급할 확률에 따라 배당률이 결정된다.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은 ‘AI(인공지능)’라는 단어가 언급될 가능성을 95%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거의 확정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반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용어가 등장할 확률은 11%로 낮게 책정돼 있으며, 실제로 맞혔을 경우 수익률은 70배에 이른다.

이 외에도 ‘트럼프’, ‘화성’, ‘인플레이션’ 등 정치와 기술, 경제 이슈를 반영하는 다양한 단어들이 베팅 옵션에 포함돼 있다. 또 다른 예측 플랫폼인 칼쉬(Kalshi)에서는 테슬라 관계자가 ‘로드스터(Roadster)’를 언급할 확률에 베팅할 수 있으며, 이에 $10를 걸면 성공 시 $20의 수익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테슬라 주가는 실적 발표 전후로 큰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발언 내용뿐 아니라, 발언의 양과 맥락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머스크 특유의 언변과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개입이 시장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쳐왔다.

이번 실적 발표는 단지 테슬라의 수익성과 판매 수치 이상을 바라보는 테스트 베드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숫자만이 아니라, 머스크의 언어 패턴까지 분석 지표로 삼고 있는 셈이다. 과연 이번 행사에서 그는 AI를 강조할지, 트럼프 대통령 관련 발언이 나올지, 또는 전기차 외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