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2.7% 급락…트럼프·파월 갈등에 투자심리 ‘위축’

| 김민준 기자

미국 증시가 장중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 비판하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됐고, 무역관세 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진전이 없다는 점도 시장엔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다우지수, 나스닥, S&P500 지수는 일제히 2.7% 이상 떨어지며 투자자 불안을 반영했다.

테슬라(TSLA) 주가는 장중 급락세를 보였다. 웨드부시증권의 대표 테슬라 낙관론자인 댄 아이브스는 일론 머스크가 여전히 정부 활동에 집중하는 태도를 지적하며, "머스크가 더 이상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회사는 코드 레드(Code Red)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브스의 발언은 투자자들 사이에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웠다.

엔비디아(NVDA)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며 이번에도 눈에 띄는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對중국 관세가 AI 반도체 수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이러한 관세 리스크에 직접 노출된 기업으로 분류되며 매도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세일즈포스(CRM) 주가도 하락했다. 투자사 DA 데이비슨은 세일즈포스가 본업을 뒷전으로 두고 AI 신사업에 과도하게 치중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고, 이로 인해 주가는 한때 두 자릿수 낙폭도 기록했다.

반면 디스커버 파이낸셜서비스(DFS)와 캐피털 원파이낸셜(COF)은 각각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 금융당국이 캐피털 원의 디스커버 인수 건을 최종 승인하면서 양사 주가가 동반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번 인수는 약 353억 달러(약 50조 8,000억 원) 규모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핀테크 기업 피델리티 내셔널 인포메이션 서비스(FIS)는 결제기술업체 글로벌 페이먼츠(GPN)와 자산 맞교환 계약을 체결하며 주가가 상승했다. FIS는 글로벌 페이먼츠의 발행자 사업 부문을 인수하고, 자사 결제 서비스 기업인 월드페이를 매각하는 구조다. 반면 글로벌 페이먼츠는 주춤세를 보였다.

넷플릭스(NFLX)는 여세를 몰아 오름세를 이어갔다. 실적 발표 후 다수의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고, 당분간 강세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국제 유가가 하락한 가운데, 금값은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랐고, 달러화는 유로화, 파운드, 엔화를 상대로 약세를 보였다. 주요 암호화폐 역시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며 위험자산 회복세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