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알파벳 실적 발표 임박… '매그니피센트 7' 회복 신호 될까

| 김민준 기자

테슬라(TSLA)와 알파벳(GOOGL)이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 흐름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최근 이들 대형 기술주는 일제히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이번 실적 발표가 시장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지을 수 있다.

올해 들어 기술 기업 전반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메타(META)와 같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종목조차 2025년 들어 10% 넘게 빠졌고, 애플(AAPL), 아마존(AMZN), 엔비디아(NVDA)는 20% 이상, 테슬라는 무려 40%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에 따른 지출 부담, 중국 기술기업들의 부상,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강화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특히 테슬라는 중국과 유럽 등 주요 전기차(EV) 시장에서의 판매 둔화 조짐과 함께 내부적으로는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반발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그럼에도 일부 월가 전략가들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포함 물리적 AI 사업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며 긍정적인 장기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딥워터자산운용의 진 먼스터는 “테슬라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2025년은 다소 힘든 해가 될 수 있지만 시장은 내년부터의 구조적 회복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파벳은 오는 목요일 실적을 발표하고, 이어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음 주 수요일, 애플과 아마존은 그 다음 날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NVDA)의 발표는 5월 말로 예정돼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알파벳, 메타, 아마존과 같은 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무역 압박 국면에서도 타사보다 방어력이 우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디지털 광고 수요 위축 등 관세 관련 ‘여진 효과’는 이들 역시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관건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경영진이 앞으로의 경기나 비용 구조, 성장 전략에 대해 얼마나 명확한 가이던스를 제시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최근 웨드부시증권은 “점점 더 폐쇄적인 무역 환경 속에서 대부분의 기술기업이 실적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미국이 중국 향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가운데 엔비디아와 AMD가 그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고 공개한 만큼, 그 파장은 실적 발표 전반에 드리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초부터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이번 주 시작되는 테슬라와 알파벳의 실적 공개는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지, 아니면 추가 조정의 신호탄이 될지를 가를 중요한 시험대가 될 예정이다. AI 투자와 보호무역 강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누르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빅테크들의 실적과 전략뿐 아니라 향후 성장에 대한 ‘현실적인 청사진’ 제시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