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S&P 500 지수는 미약한 상승세를 보이며 0.1% 오름세로 거래를 마감했고, 다우 지수는 1.3% 하락했다. 시장 전반의 흐름은 기업 실적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등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상승을 보인 종목은 일라이 릴리(LLY)였다. 이 회사의 경구형 체중 감량 치료제에 대한 임상 3상 중 첫 번째 결과가 긍정적으로 발표되며, 주가가 하루 만에 14.4% 급등했다. 이 치료제는 혈당 수치 지표인 A1C를 유의미하게 낮추는 효과도 입증되며, 당뇨병 치료제로 내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반면, 다우 지수 하락의 주범은 유나이티드헬스(UNH)였다. 의료비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반영해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돈 데 이어, 연간 실적 전망까지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는 22.4% 폭락했다. 이는 하루 낙폭 기준으로 S&P 500과 다우 양대 지수 전체에서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여기에 휴마나(Humana)도 7.4% 하락하면서 헬스케어 업종 전반이 타격을 받았다.
소매유통업체 달러트리(DLTR)는 8.1% 상승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높은 유연성과 경기 침체에 대한 내성 덕분에 달러트리가 관세 이슈 속 ‘의외의 수혜주’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할인 유통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시장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미국 정부가 이란의 원유 산업을 겨냥한 제재를 추가로 부과하자, 유가가 이틀 연속 상승하며 다이아몬드백 에너지(FANG)가 5.7%, 할리버튼(HAL)이 5.1% 각각 상승했다.
반면, 금융 서비스 기업 글로벌 페이먼츠(GPN)는 경쟁사인 월드페이를 240억 달러(약 34조 5,6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17.4% 급락했다. 인수 후 통합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피델리티 내셔널 인포메이션 서비스(FIS)는 오히려 8.7% 상승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공구 제조업체 스냅온(SNA)은 1분기 실적 부진을 이유로 8.0% 하락했다. 회사 측은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고객들의 구매 보류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증시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언으로 촉발된 국제 무역 불확실성과 기업 실적 발표가 맞물리면서 방향성을 잃고 요동쳤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정책 관련 발언과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주시하며 심리를 조정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