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목요일 장중 한때 500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미국 주요 지수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원인은 단연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 하나였다. 해당 종목은 연간 실적 전망치를 낮추겠다고 밝힌 직후 20% 넘게 급락하며 다우지수 전체에 직접적인 충격을 안겼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전일 종가 기준 585.04달러로 다우지수 내 가장 높은 주가를 가진 종목이었다. 다우지수가 가격 가중 방식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해당 종목의 하락은 지수 전체에 압도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같은 날 다우지수 내 3분의 2에 해당하는 종목이 상승세를 나타냈음에도 지수가 폭락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오히려 0.3%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번 하락은 다우지수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대표 사례로 해석된다. 다우지수는 주가가 높은 종목일수록 지수 내 비중이 비대하게 늘어나는 *가격 가중* 방식인 반면, S&P500이나 나스닥지수는 *시가총액 가중* 기준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시장에서 실제 영향력이 큰 기업일지라도 주가 자체가 낮으면 다우에서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애플(AAPL)은 1만 5,000억 주라는 압도적인 주식 수 덕분에 약 3조 달러(약 4,320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자랑하지만, 종가 기준 194.27달러에 불과해 다우지수 내에서는 유나이티드헬스보다 영향력이 훨씬 작다.
유사한 예로 골드만삭스(GS)는 499.05달러의 주가로 다우지수 내 두 번째로 높은 종목이다. 유나이티드헬스가 추가 하락하게 되면 골드만삭스가 다우지수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S&P500에서는 유나이티드헬스가 14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번 급락으로 그 순위조차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다우지수는 주가가 지나치게 높은 종목을 편입하는 데 매우 신중한 접근을 취해왔다. 즉, 많은 투자자들이 주가가 너무 높아 다우 편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종목들이 주식 10대1 분할과 같은 기법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춘 뒤 선별적으로 편입되어 왔다. 실제로 아마존(AMZN)과 엔비디아(NVDA)는 과거 1,000달러를 넘는 고주가로 인해 다우 구성에서 제외됐다가, 주식 분할 이후 다우지수에 편입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평가 종목이 다수를 차지할 경우 한 지수 내 쏠림 현상도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매그니피센트 7’로 불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FT),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GOOG), 메타(META), 테슬라(TSLA)는 한때 S&P500에서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해, 편중 구조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이번 유나이티드헬스 급락 사태 역시 다우지수의 근본적인 산정 방식이 낳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단일 종목의 급변이 전체 지수를 좌우하는 불균형 구조는 향후 다우지수의 대표성에 대한 의문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