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강화로 인해 나스닥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엔비디아(NVDA)는 17일(현지시간) 나스닥 거래에서 4% 하락한 101.15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전날 6.9% 하락에 이어 추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최근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강화에 따른 여파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용으로 특별 설계된 H20 칩에 대한 제재로 인해 분기 실적이 최대 54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소식은 투자자들 사이에 강한 불안감을 야기했고, AI 칩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까지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대비 30% 이상 상승했으나, 최근 단기 하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진 상태다.
AMD는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로 인해 최대 8억 달러에 달하는 재고 및 관련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7.3% 급락했다. ASML 또한 불확실한 관세 환경을 언급하며 5.2% 하락했다.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는 양호한 분기 실적 덕분에 미국 상장 주식 기준으로 약 2.5~3% 상승했다.
유나이티드헬스(UNH)는 높은 의료비용으로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한 후 17~20% 급락했다. 이에 나스닥에 상장된 CVS헬스(-6.1%)와 휴마나(-6.4%)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체중 감량 약물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발표하며 약 17% 급등했다. 이 약물은 당뇨병 치료와 체중 감량 측면에서 오젬픽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중국 프리미엄 차 브랜드 차기(Chagee)는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21% 상승하며 62억 달러 기업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중국 소비재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 미국 IPO로 주목받았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은 기술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급 반도체 수출 제한이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미국의 기술주도권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0.92% 하락한 39,305.71을 기록했으며, S&P 500은 0.62% 상승한 5,308.56, 나스닥은 16,332.68로 마감하며 소폭 상승 흐름을 보였다.
긴장이 고조된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AI 등 신기술 섹터의 장기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