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릴리, 경구형 감량 신약 임상 성공에 주가 16% 급등

| 김민준 기자

엘리 릴리(LLY)의 주가가 신약 임상 성공 소식에 힘입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17일(현지시간) 엘리 릴리는 자사의 경구형 체중 감량 신약 '오포글리프론'의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하며, S&P500 지수 편입 종목 중 가장 높은 16% 상승률을 기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임상은 7건의 3상 시험 가운데 첫 번째 결과로, 오포글리프론은 위약 대비 체중 감소와 당화혈색소(A1C) 수치 개선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 A1C는 제2형 당뇨병 치료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는 장기 혈당 수치다. 고용량 투약군 환자일수록 체중과 혈당 수치가 더 크게 개선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다만 부작용 측면에서는 기존의 주사형 GLP-1 계열 약물들인 '마운자로' 및 '제프바운드'와 유사한 위장계 이상 반응이 보고됐다. 구역질, 소화불량, 설사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며, 복용량에 따라 10%에서 최대 26%의 환자가 부작용을 경험했다. 엘리 릴리는 이러한 안전성 데이터를 향후 학술 대회와 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구형 감량 약물은 글로벌 제약사들 간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엘리 릴리와 함께 노보 노디스크(NVO), 화이자(PFE) 등이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임상 발표는 같은 주간에 화이자가 간 손상 사례로 유사 계열 후보물질의 개발을 중단한 이후 나온 것으로, 시장에서 엘리 릴리의 약물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엘리 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의 나머지 6건의 임상 결과를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며, 오는 202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해당 약물의 허가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라이벌인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엘리 릴리 신약 소식 직후 7%가량 급락하며 대조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경쟁사들의 비교적 부진한 임상 성과와 달리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한 엘리 릴리의 이번 발표는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다가오는 FDA 허가 절차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구 투약 가능성과 입증된 유효성을 확보한 오포글리프론은, 기존 주사형 감량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유망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