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주가가 4월 14일(현지시간)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 수입차 관세와 관련해 특정 완화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발언을 내놓으면서다. 월가에서는 이번 발언을 계기로 일부 기업이나 업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추가 면제 조치가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이날 포드(F) 주가는 개장 초 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5% 가까이 상승 전환했고, 제너럴모터스(GM)는 장초반 1% 하락했다가 4% 가까이 뛰었다. UBS가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한 스텔란티스(STLA)도 일시적으로 1.5% 내렸지만 종가는 5%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회의에서 “일부 자동차 기업들이 운영 기반을 캐나다 및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옮기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발표된 북미산이 아닌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 조치와 맞물려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공급망 조정이 예정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주말 스마트폰, 컴퓨터, 반도체 등의 품목을 '상호주의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번 자동차 업계 지원 가능성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한층 유연해질 수 있다는 기대를 확대한 계기로 해석된다.
자동차 업계는 관세 부과가 생산 원가에 큰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포드와 GM, 스텔란티스는 모두 멕시코와 캐나다에 상당 규모의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여전히 관세 리스크에 노출된다.
월가에서는 최근의 발언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제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자동차 수출입 정책 변화는 노동시장과 소비자 물가 등 미국 국내 전체 경제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철강, 전자 및 물류 업계로도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