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APL), 델(DELL) 등 주요 기술주들이 미국 조기장 거래에서 급등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반도체 등 소비자 전자제품에 대해 *관세 일시 유예*를 발표하면서 시장은 안도 랠리로 화답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기존 ‘상호주의 관세’ 조치에서 주요 전자기기가 예외로 분류됐다. 이에 대해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은 해당 면제가 *영구적인 것이 아니며, 추후 관련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가 예고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에 생산라인을 의존하는 애플에 특히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JP모간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은 아이폰 대부분을 중국에서 조립하고 있어 관세 면제는 상당한 *경영 리스크 완화*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들은 “애플이 인도·베트남 등으로의 생산 다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현재 인도는 아이폰 생산 비중의 약 15%를 담당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에어팟과 애플워치 생산 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기대감 속에 애플 주가는 이날 조기장에서 6% 이상 폭등했다. 특히 애플은 불확실성이 짙었던 지난주에도 ‘매그니피센트 7’ 종목군 중 두드러진 상승 흐름을 보이며 투자자 심리를 주도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최근까지의 누적 하락률은 여전히 20% 이상인 만큼 여전히 회복의 길은 남아 있다.
델 주가도 이날 7% 가까이 급등했다. 델 역시 대부분의 제품을 미국 외 국가에서 제조하고 있어 관세 부담 완화의 수혜주로 지목됐다. JP모간은 또 다른 분석 보고서에서 베스트바이(BBY)에 대해서도 “이번 면제 조치는 미국 소비자에게 전자제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대형 IT 제조사들이 다시 한 번 미국 내 영향력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관세 보류 소식은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NVDA), 인텔(INTC), 퀄컴(QCOM), 브로드컴(AVGO) 등 반도체주의 주가가 동반 상승하며 시장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가 단기적인 증시 반등을 촉진했지만, 장기적인 관세 정책의 방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공급망 긴장과 산업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전자기기 관세는 언제든지 다시 부상할 수 있는 리스크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