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C) 주가가 수요일(현지시간) 급등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 전반의 강세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유예 조치가 시장에 획기적인 모멘텀을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금융시장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상호 관세’ 정책의 적용을 90일간 보류하는 것으로, 인텔뿐 아니라 TSMC 등 반도체 관련주들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예 조치가 단기적인 안도 랠리를 이끌며 주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인텔이 최근 대만 TSMC와 미국 내 파운드리 부문에서 합작사를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이 합작이 현실화되면 인텔의 미국 내 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날 인텔 주가는 전일 대비 19% 상승해 21.53달러(약 3만 1,000원)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S&P500 대비 연초 이후 성과를 앞선 수준이지만, 최근 1년간 주가가 44%나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아직 회복의 초입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의 약세는 기업 구조조정 불확실성과 지속된 인수합병 루머 등의 영향이 컸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인텔 주가는 의미 있는 전환점을 통과하고 있다. 2020년 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형성됐던 이중천장을 기점으로 이어진 하락 추세는 2023년 말 50개월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반등에 실패한 뒤, 이번 반등으로 2023년 9월 저점을 다시 상회하면서 ‘단기 추세 반전’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우선적으로 25달러부근에서 매도세가 형성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가격대는 1997년 이후 주요 고점과 저점을 연결하는 장기 추세선과 겹쳐있기 때문에 중요한 전환 구간으로 평가된다. 이를 돌파할 경우 35달러선까지 상승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가격대는 200개월 이동평균선과 과거 수년간의 횡보 구간과 맞물려 있어 중장기 매도대응 구간으로도 주목받는다.
반대로 하방 위험도 존재한다. 주가가 다시 내려갈 경우 주요 지지선은 18.50달러에서 17달러 사이에 형성돼 있다. 이 구간은 최근 저점이자 수십 년간 반복적으로 지지 역할을 해온 가격 영역으로, 실망 매물이 나올 경우 방어선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강세가 관세 유예라는 단기 정책 변화에 기인한 만큼, 향후 정책 방향성이나 인텔의 실적 결과에 따라 주가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TSMC와의 협업이나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 등 구조적 요인이 뒷받침된다면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의견도 많다. 인텔 주가는 지금 기술적 반등과 근본적 회복 가능성 사이에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