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에 3,600조 증발…美 증시, 단 34분 만에 8.5% 출렁

| 손정환 기자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촉발된 루머 하나가 미 증시를 3,600조 원(약 $2.5조) 가까이 출렁이게 만들었다. 4월 7일(현지시간) 미국 S&P500 지수는 장 초반 4.7% 급락하며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했지만, 갑작스러운 급등 흐름이 이어지며 단 34분 만에 8.5% 상승하는 변동성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하루 동안 최대 3.4% 상승폭을 나타냈으나, 이는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fake news)*에 기인한 것이었다.

이날 상승의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90일간 새로운 관세 부과를 유예할 수 있다는 루머가 꼽혔다. 해당 소식은 금융정보를 빠르게 공유하는 인기 X(구 트위터) 계정인 @DeItaone이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게시글은 오전 10시13분경 올라왔으나 이후 삭제됐다. 게시물 내용은 케빈 해셋 당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를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는 폭스뉴스 인터뷰를 인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미 백악관은 해당 루머를 CNBC에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고, 그 직후 시장은 급등분을 고스란히 반납하며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무역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길 얼마나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최대 50%의 신규 관세*를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며, 시장은 다시 불안에 휩싸였다. S&P500은 오전 11시48분 기준 약 2% 하락한 상태였다. 이는 무역전쟁 격화 우려가 여전함을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전문가들은 관세 조치가 글로벌 공급 사슬에 장기적인 충격을 줄 수 있으며, 보호무역주의가 미국 기업 실적뿐만 아니라 전 세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해셋 위원장 또한 인터뷰에서 의견을 명확히 밝히지 않으며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만 덧붙였다.

이날 급등과 급락을 반복한 시장의 흐름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 그 이상이었다. 이는 투자자가 정책 위험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며, 정보의 진위 여부에 따라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전환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시장은 이제 단순한 기대나 루머가 아닌, 실제 정책 기조 변화에 목말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