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통상압박에 투자심리 급랭…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

| 김민준 기자

글로벌 증시가 다시 하락 기조에 접어들었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공격과 중국의 강경한 무역 경고가 시장 심리를 짓눌렀다.

현지시간 21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며, 미국 달러화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데 이어, 중국 정부가 미국의 '반중 무역동맹' 시도에 정면으로 반발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어떤 형태의 협상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지정학적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중국의 통화 조작과 부가가치세 부과 방식 등을 지목하며 '비관세형 부정행위' 리스트를 공개했고, 이에 대한 정책적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러한 언급은 연준에 대한 비판과 맞물려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파월 의장 발언에 대한 공개적 불만과 연결된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 개장을 앞둔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9% 하락, S&P 500 선물은 1.1% 내렸고, 나스닥 선물도 1.2% 떨어졌다. 전 거래일인 목요일 주식시장도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한 바 있어, 연초 이후 이어진 반등 흐름에 대한 경고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시장도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유럽의 Stoxx 600, 홍콩의 항셍지수는 부활절 휴장으로 거래되지 않았지만,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1.3% 하락 마감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되면서 금 가격은 온스당 3,400달러를 돌파했고, 주요 금 채굴 업체인 뉴몬트(NEM)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도 4.36%까지 상승했으며,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이어가는 등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트럼프의 매파적 무역 메시지와 연준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 여기에 중국의 보복 가능성은 투자자들 사이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서, 통화정책과 무역질서 재편이라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미중 간 무역 긴장이 재부각되면서 하반기 증시 운용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