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잉 항공기 인도 중단 지시…무역전쟁 불똥에 주가 또 급락

| 김민준 기자

보잉(BA) 주가가 다시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들에 대해 보잉 항공기 인도 수령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다시금 격화하면서 양측의 보복성 조치가 항공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항공사들에 대해 미국산 항공기와 관련 부품 및 장비의 구매를 모두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중단 기한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는 지난주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125%의 고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연장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미국이 자국의 대(對)중국 수입품에 145%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들은 이로 인해 보잉 항공기를 계속 들여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미국산 항공기 및 부속품 가격도 두 배 이상 폭등하게 됐다. 관세 부담으로 수입이 거의 중단될 수준에 이르면서 해당 업계 타격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보잉 주식은 프리마켓(장전 거래)에서 추가적으로 3% 가까이 하락했다. 보잉은 올해 들어 주가가 누적 10% 넘게 빠졌는데, 이번 조치로 추가 하방 압력을 받게 된 셈이다. 보잉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무역 분쟁 차원을 넘어 양국 간 전략산업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항공 분야는 양국 기술 패권 및 공급망 경쟁의 핵심 축으로, 보잉이 실제 피해를 입을 경우 국내외 항공사와 협력업체에도 연쇄 충격이 예상된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 서로의 항공산업에 대해 직간접적인 제재를 주고받은 바 있다. 이번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또 다른 파장으로 해석되며, 향후 미국 항공기 산업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