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블록체인 리서치 기업 포필러스(Four Pillars)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수이(Sui)의 차세대 블록체인 전략을 집중 조명하며, 이 프로젝트가 게임, 디파이(DeFi)뿐 아니라 웹 전반에 걸친 디지털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이는 단순한 트랜잭션 처리 체인을 넘어, 실행, 합의, 스토리지, 네트워크, 사용자 경험(UX), 개발 도구, MEV 완화 등 모든 기능을 단일한 구조 아래 통합하는 ‘풀스택(full-stack)’ 전략을 내세운다.
포필러스 리서치에 따르면, 수이는 기존 블록체인들이 겪어온 설계 부채(design debt)와 중앙화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각 기능 레이어를 처음부터 완전히 재구성했다. 이른바 ‘제1원칙’ 사고에 입각한 접근인데, 이는 복잡한 문제를 가장 근본적인 요소로 분해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미스티세티(Mysticeti) V2, 레모라(Remora), 월루스(Walrus), SCION 같은 독자적 기술들을 이 원칙에 따라 설계함으로써, 수이는 확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명확한 노선을 제시했다.
이같은 기술적 특성은 명확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수이는 현재 온체인 대용량 저장, SCION 기반 네트워크 보안 강화, 프로그래머블 P2P 터널을 통한 마이크로트랜잭션 처리, Web2 계정 기반 로그인 등을 통해 실제 사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예컨대 zkLogin 및 Passkeys 기능은 시드 문구 없이 생체 인증만으로 지갑 접근을 가능케 하며, 트랜잭션 실행 과정도 대폭 단순화시킨다. 이로써 웹2의 편의성과 웹3의 탈중앙화 원칙을 결합한 사용자 접점을 창출하고 있다.
개발자 측면에서도 RPC 2.0, 무브 프루버(Move Prover), AI 기반 보안 진단 도구 Bugdar 등 다양한 툴 체계가 구축돼 있어, 디앱 개발에서 배포까지 전 과정을 기존 웹 서비스 수준으로 단순화하고 있다. 이는 수이 생태계로의 온보딩 장벽을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포필러스는 이 같은 개발자 경험(DX)의 향상이 풀스택 전략과 맞물려 장기적으로 이더리움(ETH)이나 솔라나(SOL)를 능가하는 대중화를 이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표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수이는 현재 70종 이상의 게임 타이틀 출시와 함께 수이플레이0X1이라는 전용 콘솔 기기를 시장에 선보이며, 블록체인 기반 게이밍 플랫폼으로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총 예치자산(TVL)은 2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프랭클린 템플턴, 그레이스케일 등 전통 금융 기관과의 제휴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이러한 다층적인 확산 전략은 단순한 트렌드 추종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일관된 기술 비전이 낳은 결과로 풀이된다.
포필러스 리포트는 향후 수이가 단순한 ‘빠른 거래 체인’을 넘어 디지털 경제 전반에서 새로운 운영 인프라로 도약할 가능성을 지목했다. 현재는 단일 기능에 초점을 맞춘 체인들이 아직 많은 가운데, 수이는 원점부터 설계된 고유 스택을 통해 확장성과 보안, 사용자 친화성을 동시에 실현하려는 보기 드문 사례로 부상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블록체인이 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가늠케 하는 중요한 기술적 이정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