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게임업계, M&A·투자 80억 달러 돌파…2년 만에 최고치

| 김민준 기자

2025년 1분기 글로벌 게임업계의 인수합병(M&A)과 투자 활동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시장 심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게임 산업 전문 투자은행 드레이크스타 파트너스(Drake Star Partners)에 따르면, 해당 분기에 이뤄진 게임 M&A 거래 규모는 총 44억 달러(약 6조 3,3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최근 2년 간 분기 최대치다. 전년 말 침체기에 비해 개별 거래 수와 금액 모두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2025년 1분기 동안 발표된 게임업계 M&A 건수는 총 48건으로, 2024년 4분기(40건) 대비 분명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스코플리(Scopely)의 나이언틱(Niantic) 게임 부문 인수(35억 달러, 약 5조 400억 원)는 분기 최대 규모 거래로 기록됐다. 이 외에도 트리플닷(Tripledot)의 앱러빈(AppLovin) 게임 부문 인수(9억 달러, 약 1조 2,900억 원), 크래프톤(Krafton)의 인도 게임사 너틸러스 모바일(Nautilus Mobile) 인수 등이 주요 M&A 사례로 꼽힌다.

같은 기간 사적투자(프라이빗 플레이스먼트) 역시 활발하게 진행됐다. 총 149건의 투자를 통해 35억 달러(약 5조 400억 원)가 유입됐으며, 이 중 인피니트 리얼리티(Infinite Reality)가 유치한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의 투자가 가장 규모가 컸다. 해당 기업의 가치는 150억 달러(약 21조 6,000억 원)로 추정되지만 투자 주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퀄리티 높은 투자가 이어진 가운데 신생 게임펀드들도 속속 출범했다. 틸팅포인트(Tilting Point)는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 규모의 유저 획득 전용 펀드를 조성했으며, 아카디아 게이밍 어드바이저스(1억 달러), 스킬즈(Skillz·7,500만 달러), 라톤 벤처스(5,000만 달러) 등 신규 벤처캐피털도 가세했다.

글로벌 전략 투자 측면에선 텐센트(Tencent), 크래프톤, 삼성 등이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특히 텐센트는 유비소프트(Ubisoft)의 신규 자회사에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를 투자하며 차세대 지적재산권(IP)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했다. 블록체인 게임 분야에서는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 스파르탄, 빅브레인이 가장 적극적인 집행자로 꼽힌다.

한편, 드레이크스타 게이밍 지수는 2023년 말 대비 16.4% 상승하며 공모시장 회복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동남아 대표 게임사 SEA의 자회사 가레나(Garena), 일본의 DeNA와 코나미(Konami)가 주가 상승을 이끈 반면, 유비소프트와 유니티(Unity), 위메이드(Wemade)는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전체로는 인수합병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드레이크스타는 스코플리와 텐센트, 크래프톤, 인피니트 리얼리티, 소니, 아스모디(Asmodee) 등 주요 플레이어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아스모디는 엠브레이서(Embracer)에서 분사한 뒤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이뤄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후속 투자 유치 및 후기 단계 스타트업의 자본 조달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분기별 투자 건수는 2023년 초 200건 이상에서 지속 하락해 2025년 1분기에는 149건으로 감소했다. 단기 저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반등을 위해선 공모시장 안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관세와 무역전쟁 이슈도 산업 전반에 부담을 주는 변수다. 특히 콘솔 제조사 및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업계는 타협점을 모색 중이며, 수 주 내 관련 상황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5년은 AI, 기술 플랫폼, 블록체인 게임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 중심으로 자본 흐름이 재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커피스테인(Coffee Stain), 디스코드(Discord) 등 잠재 상장 후보 기업의 향후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