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게임 개발사 자벡스(Jagex)가 3년 넘게 준비해온 신작 서바이벌 게임 ‘룬스케이프: 드래곤와일즈(RuneScape: Dragonwilds)’를 스팀(Steam) 얼리 액세스로 출시했다. 룬스케이프 시리즈 최초의 본격 오픈월드 생존 게임으로, 언리얼 엔진5 기반 그래픽의 강력한 몰입감과 협동 플레이 요소를 강조한 작품이다. 이번 신작은 룬스케이프 IP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게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룬스케이프: 드래곤와일즈’는 룬스케이프 세계관의 미지대륙 애션폴(Ashenfall)을 무대로 하며, 플레이어는 드래곤 여왕의 위협 속에서 자원을 수집하고, 마법을 익히며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최대 4인 협동 플레이가 지원되며, RPG 요소와 클래식 룬스케이프 특유의 유쾌한 영국식 유머가 게임 전반에 녹아 있다. 자벡스는 팬 중심의 개발을 표방하며 수차례 알파 테스트를 거쳐 게임의 방향성을 조율했다.
신임 CEO로 취임한 존 벨라미(Jon Bellamy)는 이번 프로젝트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20년간 룬스케이프를 즐긴 유저이자 수년간 경영진으로 참여해온 입장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팬들의 오랜 바람을 실현한 결과”라며, “룬스케이프가 가진 고유한 게임성이 형식적 확장팩 없이도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룬스케이프는 지금도 월간 130만 명의 활성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누적 가입자는 3억 명을 넘는다.
‘드래곤와일즈’는 브리티시 판타지 특유의 이야기 전개와 독창적인 퀘스트 설계로 차별화를 꾀했다. 벨라미는 “타 MMORPG처럼 반복적인 채집 퀘스트가 아닌, 수 시간에 걸친 스토리텔링과 게임 내 유머가 룬스케이프만의 매력”이라며, “때문에 미국과 영국에서 특히 높은 충성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신작은 출시 2주 전 위시리스트에 35만 건 이상 등록되며 팬들의 높은 기대감을 방증했다.
자벡스는 과거 수차례 인수합병을 경험했지만, 핵심 개발 인력은 꾸준히 회사를 지켰고, 대부분이 룬스케이프 출신 유저들이라는 점에서 개발 철학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재 자벡스 전체 직원 500명 가운데 대다수가 룬스케이프와 관련된 업무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오랜 팬으로서 개발에 합류한 사례도 많다고 한다.
업계 불황과 라이브서비스 게임의 포화 속에서도 자벡스는 룬스케이프를 중심으로 한 사업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벨라미는 “오늘날 대부분의 라이브서비스 게임은 미완성인 데다, 과도한 수익 모델로 유저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며 “룬스케이프는 정액제로 모든 콘텐츠에 접근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저에게 정직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팬덤의 피드백을 정면에서 반영해 콘텐츠를 개발하는 자벡스의 시도가 전통 MMORPG의 새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벨라미는 “룬스케이프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며, “업계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우리가 내놓은 게임이 유저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