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해임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시장이 안도하는 분위기다. 최근 금리 정책을 두고 파월 의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의 해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불확실성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저녁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를 해임하려는 의도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며 "다만 그는 금리를 좀 더 빨리 인하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금리를 인하할 완벽한 시기”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정규 거래 종료 이후 나왔지만, 이날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세로 반응하며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시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극단적인 발언들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5일 전에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파월 해임이 시급하다”고 게시하며 충격을 안겼다. 또 전날에는 파월 의장이 민주당 대선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돕기 위해 금리 대응을 늦췄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에 따라 지난 며칠간 뉴욕증시는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고, 미 국채는 매도세가 이어지며 달러 가치는 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시장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수장을 해고하거나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면 중앙은행의 정치적 중립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 발언으로 당분간은 해임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시장에 일정 수준 안정감을 주는 모습이다.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연준의 차기 회의는 내달 초 예정돼 있으며, 지난 3월 회의에 이어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완화될 조짐이 있다며 투자심리 회복에 보탬이 되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상승장에서 마감한 이날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에 다시 한 번 반응하며 상승 탄력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