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D.R. 호튼, 실적 하향 조정…봄철 주택시장 침체 현실화

| 김민준 기자

미국 최대 주택 건설업체 D.R. 호튼(DHI)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주택 시장 둔화 우려를 재확인했다. 올해 봄철 주택 성수기 초반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한동안 판매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D.R. 호튼은 올해 총매출과 주택 인도 실적 가이던스를 모두 하향하면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특히 "봄철 판매 시즌이 예상보다 더디게 시작됐다"며 소비자 신뢰 저하와 주택 구매 여력 약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해당 발표 이후 D.R. 호튼 주가는 소폭 상승했으며, 이는 자사주 매입 확대 계획과 견조한 수익성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번 발표는 주택업계 전반의 흐름을 이어간다. 앞서 KB홈(KBH), 레나(LEN), 톨브라더스(TOL) 등 주요 주택 건설사들도 1분기 부진한 성적을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신중한 구매 태도를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 D.R. 호튼 최고운영책임자(COO) 마이클 머레이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주택 구입 여력은 여전히 주요한 압박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온건한 실적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향후 발표를 앞둔 다른 주요 건설사로 옮겨가고 있다. 펄트그룹(PHM), 테일러 모리슨 홈(TMHC), 메리티지 홈스(MTH), 트라이포인트 홈스(TPH), 센추리 커뮤니티(CCS), M/I 홈스(MHO)는 다음 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며, 이어 NVR(NVR), LGI 홈스(LGIH), 그린 브릭 파트너스(GRBK) 등의 보고가 예정돼 있다.

향후 주택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무역정책 변화에서도 기인할 수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관세 정책이 건축 자재 비용을 높이고, 이는 곧 새 주택 가격 상승으로 연결돼 수요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폴 로마노프스키 D.R. 호튼 CEO는 “우리는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과 가치에 맞는 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공급망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업계는 당분간 금리, 자재비, 정책 변수 등 복합적 요소가 얽힌 불확실성 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