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페이먼츠(GPN)가 결제 처리업체 월드페이(Worldpay)를 총 242억 5,000만 달러(약 34조 9,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에서 강한 역풍을 맞고 있다.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글로벌 페이먼츠 주가는 17% 급락하며, 이날 S&P 500 지수 내에서 두 번째로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번 인수는 사모펀드 GTCR과 핀테크기업 피델리티 내셔널 인포메이션 서비스(FIS)로부터 각각 55%와 45%의 지분을 구입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동시에 글로벌 페이먼츠는 자사의 발급 솔루션 사업부를 FIS에 135억 달러(약 19조 4,0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FIS는 일부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동시에 월드페이에 대한 기존 지분을 현금화하게 됐다.
FIS는 이번 거래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7% 급등하며 시장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는 분사 전략을 통해 자본 재배치를 강화하고, 자기자본 수익률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페이먼츠는 월드페이 인수로 결제 사업 부문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연간 약 3조 7,000억 달러(약 5,328조 원) 규모의 결제 처리량과 전 세계 175개국에 걸친 600만 이상의 고객 기반을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시장은 인수의 전략적 이점보다 재무적 부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들어 이미 주가가 40% 가까이 하락한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주식 거래가 더해지자, 투자자들의 우려가 증폭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2.69달러로 유지했지만, 이는 시장 예상치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장기적으로 글로벌 결제업계 내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포석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모멘텀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고금리와 차입 비용 상승 환경 속에서 대규모 거래는 밸류에이션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제 산업의 통합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페이먼츠의 이번 결정은 금융 기술 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의 실망감과 차익 실현 매물의 압력이 겹치면서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