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스텔란티스(STLA)가 미국의 수입관세 강화 조치로 정면 충돌하면서 투자 리스크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은행 UBS는 14일(현지시간) 스텔란티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 역시 16유로(약 2만 9,000원)에서 8.8유로(약 1만 5,000원)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신차 시장 회복 기대를 안고 발표했던 미국 내 점유율 확대 전략이 관세 부담에 의해 차질을 빚을 공산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스텔란티스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35%가 수입산이기 때문에, 최근 도입된 25%의 수입 관세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구조는 포드(F)나 제너럴모터스(GM) 등 디트로이트의 '빅3'와 비교해 더욱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UBS는 새로운 관세 부담이 미국시장 내 연간 판매량을 약 9%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회사의 공격적인 전략이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분석가들은 "몇 분기 연속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은 스텔란티스가 반등을 노리고 내놓은 전략이 이제는 성공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 내 성공적인 사업 회복 전망이 희박해진 상황에서 당초 ‘매수’ 의견의 핵심 논거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스텔란티스 주가는 장 초반에는 하락했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해 3%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25년 들어 현재까지 시가총액은 30% 가까이 줄었고, 최근 1년간 누적 하락률은 무려 65%에 달해 회복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UBS의 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기조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본격적인 구조 변화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도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스텔란티스를 비롯한 해외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내 경쟁력 회복이 상당히 요원해졌으며, 생산라인 재조정이나 현지화 전략 강화와 같은 중대 전환이 불가피해졌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수출기업 전반의 전략 수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