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 3월 CPI 2.4%… 암호화폐 시장 관망세 지속, 관세 협상이 주요 변수

| 유서연 기자

10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하며 지난 2월의 2.8%, 경제학자들의 예상치였던 2.6%를 모두 하회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0.1% 하락해 2020년 5월 이후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CPI는 월간 0.1% 상승에 그치며, 연간 상승률은 2.8%로 4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러한 물가 둔화 신호에도 비트코인(BTC)과 암호화폐 시장은 발표 직후 소폭 상승했다가 곧바로 발표 전 수준으로 회귀하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거나, 보다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관세 정책’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낸센(Nansen)의 수석 애널리스트 오렐리 바르테르(Aurelie Barthere)는 CPI 발표 전 더블록과의 인터뷰에서 'CPI 수치는 시장에 배경 정보에 불과하며, 주요 변수는 여전히 미중 간 관세 협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부분의 일반 관세를 10%로 축소하고 90일간 유예하는 조치를 발표했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125%로 대폭 인상하며 대응을 강화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은 같은 날 관세 유예에 동참하면서도 '협상 결렬 시 EU도 대응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물가 둔화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나타냈다. S&P500 지수는 3% 하락했으며, 나스닥, 다우존스 선물지수도 비슷한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인플레이션보다 무역정책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추가적인 경제 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금요일 공개될 예정이며, 향후 연준의 5월 금리 결정과 무역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