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이번 불런 국면에서 알트코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시장 구조 변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28일 카이코(Kaiko) 리서치는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상반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그 당시와 달리 이번 상승장은 정통적인 '알트코인 시즌'으로의 순환 양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석업체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대형 자산인 비트코인이 상승한 뒤, 메이저 알트코인 그리고 스몰캡으로의 자금 이동이 이어지는 순환 패턴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사이클은 밈코인 TRUMP 같은 일부 테마성 자산 외에는 눈에 띄는 알트코인 확장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는 단기적 예외가 아닌, 구조적 변화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옵션 시장 역시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데리빗(Deribit) 옵션 시장에서는 5월 30일 만기 옵션 중에서도 행사가 $100,000 계약에 대한 거래량이 최근 일주일간 3억5,000만 달러(약 4970억 원)에 달했다. 현재 BTC가 만기 시점에 이 가격을 상회할 확률은 약 37%로 추정된다. 이는 비트코인이 지난 3월 74,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던 점을 감안할 때 꽤 강한 낙관론이다.
이와 동시에 비트코인은 최근 주식, 금, 미 국채 같은 전통 자산은 물론 기술주 등을 모두 능가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미국 '해방일 관세 조치'가 시행되면서 위험자산 전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뤄진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비트코인이 리스크 헷지 자산으로의 전환 가능성, 즉 안전자산으로서의 포지셔닝 변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비트코인을 단기 투자 대상이 아닌 재무적 자산으로 보는 접근이 본격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마이클 세일러 사례에 이어, 현재는 130여 개의 기업, 상장지수펀드(ETF), 국가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추종하는 투자 상품 또한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비트와이즈(Bitwise)의 OWNB는 1,000개 이상 BTC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러한 전략은 솔라나(SOL) 등 알트코인에도 확산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성자 GSR은 PIPE(비상장 지분 선취 인수) 방식으로 Upex에 1억 달러(약 1,420억 원)를 투자해 SOL을 매집했고, 캐나다의 SOL Strategies는 최근 5억 달러(약 7,100억 원)를 조달해 보유 자산을 확장하고 있다.
카이코 리서치는 비트코인이 단기적 시장 이슈를 넘어, 구조적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장의 중심축이 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